식사에 비유해 보자. 아침과 점심식사를 하지 않았다고 저녁에 몰아서 과식하면 십중팔구 위장병이 생긴다. 그러나 활동량이 많아 허기가 쉽게 가시지 않는다면 평소보다 약간 더 먹었다고 해서 몸에 무리가 생기지는 않는다.
잠도 같은 이치다. 휴일 전날 잠을 잘 때는 ‘내일 쉬니까’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긴장이 풀린다. 그래서 평일보다 더 깊은 잠을 자게 된다. 이런 점에서 보면 휴일 오전에 늦잠을 자는 것은 어느 정도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건강에도 이로운 측면이 있다.
그러나 ‘평일에 모자랐던 잠을 보충해야지’란 생각으로 오전 내내 잠을 자는 것은 건강에 해롭다. 머리가 묵직하고 온몸이 쑤시며 무거운 느낌이 든다. 또 하루 종일 졸린 기운이 사라지지 않아 비몽사몽으로 휴일을 보내게 된다.
많은 사람이 ‘나는 수면이 부족해’란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휴일은 푹 자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런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 정말로 평일에 쌓인 피로가 심하다면 몸이 알아서 휴일 오전 기상시간을 30∼60분 늦춘다.
그 이상 억지로 잠을 더 자면 수면습관만 깨질 뿐이다. 이 경우 컨디션이 떨어질 뿐 아니라 너무 일찍 졸리거나 반대로 새벽까지 잠이 오지 않는 ‘수면위상지연증후군’이 나타날 수도 있다. 물론 잠자는 도중에도 자주 깨게 돼 수면의 질도 떨어져 당장은 아니더라도 각종 만성질환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그래도 졸린 걸 어떻게 하느냐’며 따질 사람도 있겠다. 그렇다면 방법이 있다.
첫째, 평일에도 잠을 더 자면 된다. 전체적으로 수면시간을 늘려 자연스럽게 수면습관을 교정하란 얘기다. 둘째, 매일 낮잠을 30분씩 자면서 피로를 틈틈이 해소하라. 이렇게 하면 밤잠도 더 잘 이룬다. 셋째, 취침시간은 평일과 같아야 한다. 다음 날 쉰다고 밤늦게까지 TV를 보거나 술을 마시는 것은 금물.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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