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은행홈피 위장 정보빼낸 해커는 게임중독 高2▼
처음으로 국내 금융회사 인터넷 사이트를 가장해 개인정보를 빼낸 ‘피싱(Phishing·금융기관의 가짜 홈페이지 주소로 소비자를 현혹해 금융정보를 빼내는 것) 사이트’는 게임에 중독된 고교생이 만든 것으로 밝혀졌다.▶본보 4일자 B3면 참조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국내 은행의 홈페이지와 똑같은 사이트를 만든 뒤 여기에 접속한 고객의 개인정보를 빼낸 혐의로 김모(17·고2) 군을 12일 불구속 입건했다.
이에 앞서 안철수연구소가 3일 국내 은행 사이트를 위장한 첫 피싱 사이트를 발견하자 금융감독원이 5일 주의보를 발령했다.
김 군은 2월부터 최근까지 온라인 게임 사이트에서 게임 아이템을 많이 갖고 있는 상대방에게 “게임 아이템 거래를 하고 싶은데, 가짜가 많으니 은행의 실명인증 프로그램을 설치해 달라”고 권유하며 자신이 만든 가짜 홈페이지 주소를 건넸다.
홈페이지에 있는 인증프로그램은 상대방 PC를 자신의 컴퓨터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원격관리프로그램.
상대방이 이 프로그램을 내려 받으면 김 군은 상대방 컴퓨터의 백신 프로그램을 지운 뒤 해킹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방법으로 470여 대의 컴퓨터를 해킹했다.
김 군은 77명의 게임사이트 ID와 비밀번호를 입수한 뒤 이들의 사이버머니와 아이템을 팔아 90여만 원을 챙겼다고 경찰은 밝혔다.
김 군은 경찰에서 “집안 형편이 어려워 게임 아이템을 팔아 용돈을 벌고 싶었다”고 말했다.
정원수 기자 needjung@donga.com
▼사제폭탄 제조법 공유 카페 운영자는 무기박사 中3▼
중학생이 파괴력이 강한 사제폭탄을 손쉽게 만드는 방법을 공유하는 인터넷 카페를 운영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동래경찰서는 12일 서울 A중학교 3학년 허모(15) 군을 폭발물 제작 및 사용 선동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허 군은 지난해 10월 자신의 아버지(53) 명의로 한 포털 사이트에 ‘무기제작자’ 카페를 열고 게시판을 통해 1500여 명의 회원과 폭탄 총 칼 등 살상무기류의 제작 방법을 공유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6월 이 카페를 발견하고 해당 포털 사이트에 연락해 폐쇄시켰으나 곧 이름을 바꿔 카페를 재개설했다고 밝혔다.
이 카페에는 부탄가스 나무젓가락 라이터 등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칼 석궁 활을 비롯해 부탄가스 과산화수소 수소 등을 이용한 폭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무기와 폭탄을 만드는 방법이 상세히 공개됐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 폭탄은 제조가 쉽고 폭발력이 강해 실제 사용될 경우 큰 피해를 줄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허 군은 카페 게시판에 ‘폭탄을 사용하면 매우 위험하기 때문에 터지기 전에 재빨리 도망가야 한다’ ‘근처에서 사진을 촬영하면 바로 사망이다’는 등 주의사항까지 올려 놓은 것으로 조사됐다.
허 군은 각종 무기제작 방법이 소개된 해외 사이트를 자동번역기를 이용해 번역한 뒤 이를 게시했으며 폭탄 제조와 관련된 지식이 상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부산=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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