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기 자녀의 키에 대한 관심과 고민이 크다. 16일 오후 서울 상계백병원 성장클리닉 강좌가 열린 서울 노원구민회관 대회의실은 아이를 한 뼘이라도 더 크게 만들고 싶은 어머니들로 빼곡히 메워졌다.
이 병원 소아과 박미정 교수는 “키를 결정하는 것은 70% 이상이 유전적 요인이지만 영양관리와 운동으로 어느 정도 극복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키 크는 ‘비법’은 없다. 그러나 나머지 30%의 승부를 위한 ‘적절한 방법’은 있다.
○ 무리 없이 매일, 높이 뛰어오르자
영양 섭취가 고르고 충분하다면 후천적 성장 가능성을 결정하는 것은 운동 뿐. 10∼16세 때의 적절한 운동은 뼈가 자라는 장소인 관절 근처 ‘성장판’을 자극해 세포분열을 촉진한다. ‘키 크는 운동’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성장판에 중력 방향으로 눌림을 주는 것이 좋다.
줄넘기, 농구 등 점프 동작이 많은 운동이 키 크는 데 효과적이라고 알려진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러나 매일 30분∼1시간 정도 규칙적으로 꾸준히 해야 효과가 있다.
성장기 운동에 대한 가장 흔한 오해는 ‘근력운동은 키 크는 데 좋지 않다’는 것. 그러나 적절한 근력운동은 근섬유를 늘려 운동능력 향상과 성장을 돕는다. 강도는 10번 정도 쉬지 않고 반복해서 할 수 있는 정도로 유지한다.
피해야 할 것은 무거운 것을 들거나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는 등 다리 관절에 무리한 압력과 충격을 주는 운동. 자칫 성장판의 혈액 공급이 막히거나 충격으로 손상을 입을 수 있다. 줄넘기는 아스팔트가 아닌 흙이 있는 운동장에서 한다. 달리기는 장거리보다는 단거리를 반복하는 것이 좋다.
○ 운동한 아이, ‘늦게 오래 많이’ 큰다
최대 운동량의 40%를 넘어 가볍게 숨이 차오르는 상태가 10분 이상 지속되면 운동 후 1시간까지 뼈와 근육 형성을 촉진하는 성장호르몬 분비가 늘어난다. 정기적으로 운동을 하는 사람의 평상시 혈중 성장호르몬 농도는 운동하지 않는 사람의 1.7∼2배. 강약에 변화를 주는 편이 같은 강도를 유지하는 운동보다 성장호르몬 분비에 효과적이다.
체격이 빠르게 커지는 시기는 성호르몬과 아울러 성장호르몬 분비가 크게 늘어나는 사춘기. 생후 1년 다음으로 많이 큰다. 그러나 남자아이가 음부에 털이 나고 여자아이가 초경을 하고 나서 2∼3년 후에는 성장판이 딱딱하게 굳어져 키가 더 이상 자라지 않게 된다.
어릴 때 조숙하고 또래보다 체격이 컸던 아이가 키 큰 어른이 되는 경우가 드문 것은 이 때문. 유년기에 성호르몬 분비를 자극해 사춘기를 앞당기는 가장 큰 원인은 과다한 지방세포다. 규칙적인 운동으로 체지방을 줄이고 적정 몸무게를 유지하면 사춘기를 늦출 수 있어 성장에 유리해진다.
운동 시간은 저녁식사 2시간 후가 가장 적당하다. 저녁 운동은 성장호르몬이 평소보다 40배 이상 많이 분비되는 오후 11시∼오전 2시에 깊은 잠을 잘 수 있게 해 준다.
성장에 도움을 주는 나이별 추천 운동 | |
2∼3세 | 던진 공 쫓아가기, 음악 맞춰 춤추기 |
3∼5세 | 세발자전거, 공차기 |
유치원 | 수영, 태권도 |
초등학교 저학년 | 달리기, 줄넘기 |
초등학교 고학년 | 인라인 스케이팅, 농구 |
중고생 | 자전거, 등산, 에어로빅 |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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