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정보기술(IT)과 만나면 ‘높은 곳’에 있던 법도 일반인의 눈높이로 내려온다.
국내 첫 판사 출신 벤처기업가 이해완(李海完·42·사진) 로앤비 사장은 최근 IT를 활용해 ‘인터넷 인공지능 자동법률상담 서비스’(autolawyer.naver.com)를 선보였다.
이 서비스에 접속하면 인공지능 프로그램이 변호사처럼 상담자에게 이것저것 질문을 던진다. 여기에 차례로 답하다보면 상담결과가 자동으로 나온다. 이용료는 3000원. 변호사와의 전화 상담(10분당 5만 원)이나 e메일 상담(1만∼5만 원)보다 훨씬 싸다.
이 사장은 “‘변호사 친구’라도 없으면 법률조언 구하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며 “판사 때부터 법률 정보를 싸고 간편하게 전달하는 방법을 고민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1993년 인천지법 판사로 근무할 때부터 두꺼운 판례집을 일일이 들춰보는 게 불편해 컴퓨터로 판례 정보를 정리했다. 이 정보를 활용해 1996년 법조인으로는 처음 법률정보 홈페이지 ‘솔’을 만들었다.
개인 홈페이지에 지나지 않던 솔에 매일 수천 명의 방문객이 찾아와 법률정보를 얻어가자 2000년에는 법무법인 태평양이 그에게 벤처기업 로앤비를 만들자고 제안해 왔다.
이 사장은 “판사에서 기업가로의 변신이 두려웠고 현실은 걱정한 것 이상으로 혹독했다”며 “2000년 후반 닷컴 거품이 꺼지면서 코스닥 상장은커녕 작년에야 비로소 흑자를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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