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언론에 따르면, 박 이사장은 5일 오전 서울 능동 어린이회관에서 자신의 자녀들이 육영재단 주최 국토순례에서 총대장에게 성희롱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학부모 등 50여명에게 “(당신 딸들이) 임신이라도 했느냐? 명예훼손으로 고발하겠다”고 발언했다.
이 말을 듣고 학부모들이 격분, 박이사장의 멱살을 잡고 폭력을 행사하는 소란이 일었다.
이런 소식을 접한 다수의 누리꾼들은 “상처 입은 학부모들 앞에서 시정잡배들이나 하는 소릴 하다니, 실망했다”며 박 이사장을 비난하고 있다.
‘saemmul10’는 “성추행 여부는 조사해 보면 알겠지만, 그렇다고 부모 앞에서 ‘당신네 딸들이 임신이라도 했냐’는 식의 말을 할 수 있느냐”고 분개했다.
‘startz’는 “누가 먼저 사과를 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정신 나간 재단”이라고 말했고, ‘mimiokmi’는 “근영씨 딸이 그런 상황에 처했다고 생각해 보라”고 힐난하기도 했다.
‘choiis777’ 등 상당수 누리꾼들은 “박 이사장은 자신의 발언에 책임지고 육영재단 이사장직에서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또 “국토순례단에 자식을 보낸 학부모들은 박정희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표에게 호감을 갖고 있는 사람들인데, 이렇게 배신 할 수 있느냐”는 의견도 일부 있었다.
간혹 “아직 진상이 밝혀지지 않았으니 자중하자”, “만약 사실이 아니고 과장 및 잘못 전달된 것이라면 학부모들이 법적책임을 져야 한다”, “함께 해결할 생각보다는 먼저 언론에 알리기부터 하는 학부모측에도 문제가 있다”는 의견도 있었으나, 많지는 않았다.
이에 대해 육영재단 관계자는 “할 말이 없다”면서도 “학부모들이 과도하게 폭력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 2일 육영재단이 주최한 국토순례단에 참가한 어린이 10여 명과 여대생 2명은 “주최 측이 고용한 총대장이 엉덩이와 가슴을 만지고, 성적인 농담을 했다”고 주장했다.
현재 총대장 황모씨 등은 재단으로 소환된 상태이며 국토순례단은 새로 파견된 직원들이 인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순례는 지난달 23일부터 5일까지 초등학교 3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12개조 100여명의 학생들이 참가한 가운데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에서 서울 어린이회관까지 350㎞를 걷는 13박14일 일정으로 진행되고 있다.
▷육영재단: 1969년 박정희 대통령의 영부인 육영수 여사가 어린이 복지사업을 목적으로 설립한 단체. 1974년 육 여사가 사망 후 장녀인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맡아 왔으며, 90년 11월 운영권 다툼 끝에 박근영씨가 새 이사장에 올랐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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