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심리학과 김민식(金民植·42) 교수는 “뭔가에 집중해야 할 때 어떤 외부 자극은 집중을 방해하는 반면 어떤 자극은 기억을 하면 오히려 주의 집중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알아냈다”고 24일 밝혔다.
과학기술부 ‘뇌기능활용 및 뇌질환 치료 기술개발사업단’의 지원을 받은 이번 연구성과는 ‘미국국립학술원회보(PNAS)’ 인터넷판 25일자에 실렸다.
김 교수팀은 연세대 학생 92명을 대상으로 방해자극이 있을 때 주의집중 정도를 가늠하는 실험을 했다.
먼저 왼쪽이나 오른쪽을 가리키는 화살표와 ‘왼쪽’이나 ‘오른쪽’이란 단어를 동시에 주면서 화살표는 무시하고 단어에만 집중해 해당 버튼을 누르라는 상황을 제시했다.
그러자 실험 참가자들은 단어가 화살표 방향과 일치하는 경우보다 일치하지 않는 경우에 더 느린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모니터 상에 있는 점의 위치를 기억하라’는 다른 과제를 주고 똑같은 실험을 하면 화살표(그림)의 방해 효과가 사라지고 단어에만 집중한다는 것을 연구팀이 확인한 것.
김 교수는 “이는 서로 다른 외부 자극들이 겹치면서 방해 효과가 사라진다는 의미”라며 “ 뇌의 기억 과정에서 정보가 종류에 따라 분리돼 처리되고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번 성과는 학습 장애 아동이나 주의력 결핍 장애 환자의 재활에 적극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충환 동아사이언스 기자 cosm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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