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는 A, G, T, C라는 4개의 염기로 구성돼 있다. 세포 하나에 들어 있는 DNA에는 약 30억 개의 염기가 있다.
염기들 사이의 간격은 0.34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다. 그렇다면 DNA를 쭉 펴서 일렬로 나열하면 그 길이는 약 1m(0.34nm×30억)에 이른다.
우리 몸의 세포 수를 대략 100조 개로 볼 때 모든 세포의 DNA를 꺼내서 붙이면 1000억 km에 달한다. 지구 둘레가 4만 km이므로 지구둘레를 250만 번 회전할 수 있는 길이다. 인간은 이 엄청난 길이의 DNA를 몸에 감고 다니는 셈이다.
흥미롭게도 사람의 세포는 지름 8μm(마이크로미터·1μm는 100만분의 1m)∼15μm에 불과하다. 이런 작은 ‘그릇’ 안에 어떻게 1m 길이의 DNA가 들어갈 수 있을까.
DNA는 그냥 일렬로 나열돼 있지 않고 수없이 꼬인 상태로 존재한다. 그 덕분에 1m 길이가 1400nm 정도로 줄어든다. 마치 노란 고무줄을 계속 꼬면 차곡차곡 접히면서 길이가 짧아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생명공학자들은 이렇게 작게 꼬여 있는 DNA에서 원하는 부위를 자르고 붙여 새로운 형질을 만들어낸다. 이런 노력 덕분에 젖을 몇 배 많이 만들어내고 육질이 월등하게 뛰어난 우량 가축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것이다.
요즘 첨단 과학기술의 하나로 나노기술이 각광받고 있다. 크기만으로 보면 DNA는 나노 수준이니 생명공학이야 말로 바로 나노기술의 원조가 아닐까.
박윤제 ㈜대한제당 중앙연구소 수석연구원 tsbio1@soback.korne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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