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우 교수, 산소화효소 중간물질 규명 ‘사이언스’ 발표

  • 입력 2005년 10월 28일 03시 01분


우리 몸에는 산소, 엄밀히 말하면 산소원자가 필요하다. 문제는 공기 중에 존재하는 산소는 산소원자 2개가 단단히 결합한 분자 형태라는 것이다. 그래서 몸 안에는 이 결합을 끊어 산소원자를 만든 후 인체 조직 곳곳에 전달하는 효소가 있다. 바로 ‘산소화 효소’다.

특히 시토크롬 P450이라는 산소화 효소는 이 과정을 거치면서 벤젠처럼 암을 일으키는 독성 물질을 무독성으로 바꿔 몸 밖으로 빼낸다. 또 남성 호르몬을 여성 호르몬으로 전환시킨다. 남성이 나이가 들면서 여성화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시토크롬 P450의 역할은 2003년 이화여대 나노과학부 남원우(45·사진) 석좌교수가 세계 최초로 밝혀 세계적 권위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그는 미국 연구팀과 공동으로 이 효소와 관련한 연구성과를 또 한번 ‘사이언스’에 게재했다.

남 교수는 “이 효소가 반응하는 과정에서 순간적으로 존재하는 중간물질(중간체)의 구조를 처음 규명해 ‘사이언스’ 온라인판 28일자에 발표했다”고 밝혔다. 시토크롬 P450의 중간체는 지난 30년간 존재만 추정돼 왔으며 이번에 처음 구조가 밝혀졌다. 효소의 중간체는 눈 깜박하는 사이에 만들어졌다가 사라진다. 연구팀은 시토크롬 P450을 실험실에서 합성한 후 반응을 천천히 유도하면서 방사광가속기로 변화 모습을 관찰했다. 그 결과 중간체에 황이 달라붙어 산소 전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남 교수는 “중간체를 합성해 의약품을 만들면 뇌에 산소를 충분히 공급해 뇌중풍(뇌졸중)을 치료할 수 있고 발암물질도 효과적으로 없앨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충환 동아사이언스 기자 cosmos@donga.com

  • 좋아요
    1
  • 슬퍼요
    0
  • 화나요
    1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1
  • 슬퍼요
    0
  • 화나요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