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시토크롬 P450이라는 산소화 효소는 이 과정을 거치면서 벤젠처럼 암을 일으키는 독성 물질을 무독성으로 바꿔 몸 밖으로 빼낸다. 또 남성 호르몬을 여성 호르몬으로 전환시킨다. 남성이 나이가 들면서 여성화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시토크롬 P450의 역할은 2003년 이화여대 나노과학부 남원우(45·사진) 석좌교수가 세계 최초로 밝혀 세계적 권위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그는 미국 연구팀과 공동으로 이 효소와 관련한 연구성과를 또 한번 ‘사이언스’에 게재했다.
남 교수는 “이 효소가 반응하는 과정에서 순간적으로 존재하는 중간물질(중간체)의 구조를 처음 규명해 ‘사이언스’ 온라인판 28일자에 발표했다”고 밝혔다. 시토크롬 P450의 중간체는 지난 30년간 존재만 추정돼 왔으며 이번에 처음 구조가 밝혀졌다. 효소의 중간체는 눈 깜박하는 사이에 만들어졌다가 사라진다. 연구팀은 시토크롬 P450을 실험실에서 합성한 후 반응을 천천히 유도하면서 방사광가속기로 변화 모습을 관찰했다. 그 결과 중간체에 황이 달라붙어 산소 전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남 교수는 “중간체를 합성해 의약품을 만들면 뇌에 산소를 충분히 공급해 뇌중풍(뇌졸중)을 치료할 수 있고 발암물질도 효과적으로 없앨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충환 동아사이언스 기자 cosm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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