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로봇수술 어디까지 왔나

  • 입력 2005년 11월 21일 03시 02분


《‘로봇이 수술을 대신 한다.’

최근 병원의 수술실에는 인공관절과 신경 관련 수술 같이 정밀성이 요구되는 수술에 수술용 로봇이 속속 도입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내시경센터 소장인 이우정 외과 교수는 “과거 대부분의 수술이 개복수술에서 복강경수술로 대치된 것처럼 향후 모든 수술이 로봇수술로 대치될 것”이라며 “로봇수술이 의학계의 큰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지금은 로봇이 완전히 사람을 대신한다기보다는 의사의 수술을 도와 주는 보조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또 일반적인 로봇 개념과도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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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 신경외과 김영수 교수는 “의료에 사용되는 로봇의 개념은 움직이는 로봇 이외에도 컴퓨터, 각종 영상기기 등을 포함한 네트워크 개념이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 도입된 수술용 로봇에 대해 알아봤다.》

○ 한양대병원, 척추수술에 이용

한양대병원 신경외과 김영수 교수팀이 국내 기술로 개발한 ‘양방향 방사선 투시기 로봇 시스템’(사진)은 척추 수술을 할 때 주로 사용된다. 이 로봇은 척추 수술 시 척추를 고정시키는 나사못을 정확하게 뼈에 박히도록 위치를 가르쳐 주고 고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 로봇의 오차는 0.3mm로 사람이 임상 적용 시 인정되는 오차범위 안이다.

사전에 환자를 컴퓨터단층촬영(CT)과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장치로 찍어 수술 부위의 정확한 위치를 컴퓨터를 통해 로봇에 입력시킨다. 또 수술 중엔 로봇의 눈 역할을 하는 방사선 투시기가 로봇이 제대로 위치를 잡았는지, 제대로 작업을 하는지 감시한다. 김 교수는 “이 시스템을 적용해 모의 시행한 결과 시술시간을 기존 수술의 2분의 1∼3분의 1로 단축시켰고 정확하게 시술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앞으로 이 시스템이 활용되는 분야는 척추 융합술, 척추 내시경 등 척추 수술 분야와 뇌수술 등이다. 정형외과에서는 골절 수술에도 사용될 예정이다.

○강동가톨릭병원, 인공관절에 활용

강동가톨릭병원에 도입된 ‘로보닥’(사진)은 무릎관절, 엉덩관절의 인공관절 수술 시 활용되는 로봇.

수술 전 CT와 컴퓨터 등을 이용해 환자 관절의 적합한 제거 범위와 깊이, 각도 등을 계산해 로봇에 입력시킨다. 로봇은 입력받은 데이터대로 인공관절을 끼우는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뼈 속을 정확히 깎는 수술을 하게 된다.

이 병원 정형외과 장종호 원장은 “기존 인공관절 수술 시 수술 부위가 생각했던 것과 다를 수 있고 인공관절을 끼워 넣기 위해 관절이나 연골을 절개하는 과정에서도 실수할 가능성이 있다”며 “그러나 로봇의 경우 컴퓨터를 통해 가상현실에서 수술을 하는 작업을 거치므로 실수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수술비용은 400만∼500만 원으로 기존 수술비용과 거의 비슷하다. 입원 기간은 7∼10일로 기존 수술에 비해 3, 4일 빠른 편이다.

○ 신촌세브란스병원, 위암-전립샘암에 도입

신촌세브란스병원은 5월에 ‘다빈치’(사진)라는 이름의 로봇수술을 도입해 현재 위암 및 전립샘(전립선)암 등의 수술에 적용하고 있다. 이 로봇은 병든 부위를 가르고 인체 내로 들어와 환부를 들어내고 봉합까지 대신 한다.

수술 환자의 몸에 2∼4개의 구멍을 뚫고 수술용 카메라와 로봇 팔을 몸속에 집어넣는다. 의사가 몇 m 떨어진 곳에서 3차원 입체영상을 보며 수술할 때와 같은 손동작을 하면 이 손놀림이 로봇팔로 그대로 전달되어 수술을 한다. 수술자가 손이 안 닿는 부위까지 다가갈 수 있고 미세한 수술 시 손 떨림이 거의 없기 때문에 수술 시 출혈과 잘라낸 부위를 최소화할 수 있어 회복도 빠르다.

앞으로 심장수술 및 뇌혈관 수술 시에도 활용할 예정이다. 수술비용은 1000만∼2000만 원으로 기존 수술방식에 비해 최대 10배까지 비싸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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