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를 타고 내려올 때 속도는 얼마나 될까. 보통 선수라면 최고 시속 90km 정도에 이른다. 일반인은 대략 10∼30km 정도. 그러나 이 정도만 해도 심리적 속도는 2∼3배나 된다.
스키가 하체 근력운동에 좋은 것은 이 속도로 내려오는 동안 몸에 힘을 주기 때문이다. 또 S자로 활강하는 동작은 유연성 강화에도 좋다.
그러나 스키는 다른 운동에 비해 부상이 많은 흠이 있다. 부상 확률이 높은 것은 보호 장비가 약하기 때문이다. 자동차 사고보다 오토바이 사고가 더 치명적인 것과 같은 이치다.
매년 스키장을 이용하는 연인원은 500만 명 정도. 부상 확률은 대략 0.5%이다.
이를 근거로 추정하면 이번 시즌에도 2만5000여명이 스키를 즐기다 다친다는 계산이 나온다. 부상을 줄이려면 왜 부상이 생기는지부터 알아야 한다.
스키장 부상은 오후 2∼4시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공통된 현상이다. 이 시간이 되면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피로감이 심해지고 눈이 녹아 스키의 회전력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반면 오전 10∼11시에 부상이 가장 적다. 따라서 오전에 스키를 타되 1시간 즐긴 후 10분 정도를 꼬박 쉰다면 부상을 줄일 수 있다.
상체보다는 하체를 더 많이 다친다. 무릎과 정강이, 발과 발목, 엉덩이의 순으로 부상자가 많다. 무릎을 많이 다치는 이유는 하체는 그대로인데 상체만 돌아간 상태에서 넘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몸에 힘을 빼고 엉덩이 쪽으로 과감하게 넘어지는 게 부상을 줄이는 방법이다.
사고가 가장 많은 슬로프는 고급이 아닌 중급이다. 2000년 연세대 원주의대 연구팀이 사고 발생 슬로프를 조사한 바에 따르면 골절 이상의 중증 사고는 초급이 27%, 고급이 36%인 반면 중급이 37%로 가장 높았다. 초급에서 중급으로 올라간 뒤 자신의 실력을 과신하기 때문에 일어난 사고로 보인다.
또 한 가지, 운동 전 스트레칭은 필수다. 15∼20분 땀이 날 정도로 스트레칭을 해야 부상 위험도 줄일 수 있다.
최근엔 스노보드 사고가 급증하고 있다. 한 논문에 따르면 스키장 내 의무실을 찾은 환자 중 스노보더의 비중이 2000년 12.2%에서 1년 만에 30.4%로 늘었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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