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과학자가 미국항공우주국(NASA) 인공위성으로 남극 빙붕의 붕괴에 큰 영향을 주는 바닷물 흐름을 조사했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지구과학부 한신찬(30) 연구원은 “NASA의 쌍둥이위성 ‘그레이스’를 이용해 남극 빙붕 밑을 흐르는 밀물과 썰물에 대한 전체 지도를 작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8일 밝혔다.
○ 한국인 과학자 위성지도 작성 성공
이번 연구 성과는 지구과학 분야 권위지 ‘지오피지컬 리서치 레터’ 최신호에 실렸고 7일 미국 지구물리학회에서 발표됐다.
연구팀은 칠레에서 가까운 라센 빙붕과 필히너-론 빙붕의 밑바닥을 흐르는 밀물과 썰물을 조사한 결과 밀물과 썰물의 바닷물 높이가 최대 60cm가량 차이가 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한 연구원은 “이는 면적이 한국보다 훨씬 더 크고 두께가 약 2km나 되는 빙붕이 60cm씩 출렁거린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라센 빙붕은 1995년 거대한 빙하 덩어리가 떨어져 나와 많은 사람의 주목을 받았던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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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하루에 두 번씩 생기는 밀물과 썰물은 남극 빙붕을 위아래로 자꾸 흔들어대기 때문에 빙붕을 깎아내고 심지어 붕괴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 온난화 따른 해수면 높이 변화의 중요한 단서
그는 또 “밀물과 썰물로 인해 바닷물 높이가 달라지는 효과는 지구 온난화로 남극의 빙붕이 얼마나 녹아 해수면이 어느 정도 올라가는지를 알아낼 때 중요하게 감안해야 한다”고 이번 연구의 의미를 설명했다.
그레이스 위성은 어떻게 밀물과 썰물의 변화를 측정했을까. 그레이스는 똑같은 위성 2대가 고도 450km 상공에서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지구를 도는데, 산이나 바다의 끌어당기는 힘(중력)에 따라 그 거리가 변한다.
예를 들어 바닷물의 높이가 달라짐에 따라 중력이 달라져 두 위성 간 거리는 변화한다. 이 거리 차이를 계산해 밀물과 썰물 때의 바닷물 높이를 알 수 있는 것. 한 연구원은 1998년 서울대 지구과학교육과를 졸업한 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2003년 오하이오주립대에서 ‘인공위성을 통한 지구 중력 모델링’을 주제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충환 동아사이언스 기자 cosmos@donga.com
:빙붕:
대륙을 덮고 있는 거대한 얼음 덩어리의 일부가 바다 위로 뻗어나온 부분. 빙붕이 붕괴되면서 크고 작은 빙산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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