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일간지 가디언 인터넷판은 7일자에서 “지구가 우리 세대에 행성 충돌을 겪을 확률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고 소개했다. 위협의 주범은 7, 8년 주기로 태양계를 돌고 있는 지름 390m의 ‘아포피스(2004MN4)’ 소행성. 아포피스란 이집트 신화에 나오는 암흑의 신으로, 태양신 ‘라’를 삼키는 큰 뱀을 말한다.
아포피스는 지난해에도 ‘2029년 지구 충돌 위험이 있다’는 설이 제기된 바 있지만 충돌 확률이 워낙 낮아 금방 잊혀졌다.
최근 천문학자들이 이 소행성 궤도를 다시 계산한 결과 ‘2029년 수만 마일 차이로 지구를 비켜 간 뒤 2036년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이 5500분의 1에 이른다’는 결론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이 행성이 지구와 정면충돌하면 히로시마 원폭의 10만 배에 해당하는 에너지가 방출돼 즉시 수천 km²가 폐허로 변하고 이때 발생한 먼지가 태양을 가려 기온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천문학계가 이구동성으로 지적하는 것은 시간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영국 벨파스트 퀸스대의 앨런 피츠시먼스 교수는 “2029년 지구와 근접할 때면 아포피스가 7년 뒤 지구와 충돌할지 여부를 확실히 알 수 있겠지만 그때는 방법을 찾기에 너무 늦을 것”이라며 다음번 이 소행성이 근접하는 2013년에는 미 항공우주국(NASA) 등이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점쳐지고 있는 해법으로는 로켓을 아포피스에 충돌시켜 그 충격으로 궤도에서 이탈시키는 것.
전문가들은 “영화 ‘딥 임팩트’나 ‘아마겟돈’처럼 핵무기를 폭발시키는 방법은 실패의 위험이 크다”고 말하고 있다.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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