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내 헤게모니 싸움(?)=황 교수팀의 논문에 대해 문제 제기를 주도한 교수들은 자연대 SRC(Science Research Center) 그룹의 ‘세포분화’ 연구를 주도하는 소장파 교수들이다.
일부 의대 교수도 이들과 함께 건의서를 냈지만 이들이 누구인지는 정확히 공개되지 않고 있다. 전공과 상관없는 사회과학대 소속의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교수들도 건의서에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확히 몇 명이 서명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적게는 10명설, 많게는 50명설이 나돌고 있을 뿐이다. 이들을 반박하고 나선 교수들은 “실명을 공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기자의 인터뷰에도 실명을 공개하는 것을 꺼렸다.
자연대 소장파 교수들의 연구는 황 교수팀의 줄기세포 연구와 밀접한 연관을 갖고 있다. 수의대 출신인 황 교수의 주도적인 줄기세포 연구 성과와 집중적인 지원에 이들이 심적인 반발감을 지니고 있었다는 것이 비판론자들의 견해다. 국제기준으로 서울대에서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던 자연대가 최근 수의대와 농생대 등 비주류의 급속한 성장에 부담을 느꼈다는 해석도 있다.
▽‘과학진실성위원회’ 설치 논란=소장파 교수가 제시한 해법은 서울대에 과학진실성위원회(OSI)를 설치해 황 교수의 논문을 검증하자는 것이다. 분자세포생물학회의 윤리위원회 등은 OSI 설치 문제를 계속 논의해 왔으나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다.
이번에 건의서를 낸 한 소장파 교수는 “노벨상 수상자인 데이비드 볼티모어도 윤리 논쟁에 휩싸여 매사추세츠공대(MIT) 총장직에서 물러났지만 대학윤리기구 심사에서 혐의가 없던 것으로 드러나 캘리포니아공대 학장직을 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울대의 역량으로 당장 OSI를 설치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도 있다. OSI는 연구논문의 데이터 조작, 허위, 표절 등을 조사하기 위한 기구지만 현 상황에서는 어떤 전문가가 조사에 나설 것인지도 논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정운찬총장“여유 갖고 건강회복을”…黃교수 문병▼
서울대병원에 입원 중인 황우석 교수를 서울대 정운찬(鄭雲燦) 총장이 9일 문병했다.
정 총장은 이날 병원 내 삼성암연구동에서 열린 강연에 앞서 오전 10시경부터 약 10분간 황 교수를 면담했다.
정 총장은 “어제 쾌유를 바라는 의미에서 황 교수에게 난 하나를 보냈다”며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접한 만큼 심각한 병세는 아닌 것 같아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정 총장은 “국민적 관심과 기대를 고려해 연구실로 빨리 복귀하라고 말했다가 말을 바꿨다”며 “기왕 쉬는 김에 그간 잃었던 체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여유를 갖고 치료하는 것이 좋겠다고 전했다”고 말했다.
김재영 기자 jaykim@donga.com
▼피츠버그大 “黃교수 논문 과학적 기준위반 여부 조사”▼
미국 피츠버그대는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실린 황우석 교수팀의 연구 논문 사진 중복 논란을 계기로 논문에 이용된 데이터와 자료에 대한 전반적인 조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피츠버그 포스트 가제트’지가 8일 보도했다.
아서 레빈 피츠버그대 의대 학장은 “논문과 관련해서 이번 주에 제기된 기술적 문제들이 과학적 기준을 위반한 것인지 여부를 가리기 위해 제롬 로젠버그 연구윤리국장의 지휘 하에 특별조사팀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한편 제인 더필드 피츠버그대 대변인은 제럴드 섀튼 교수팀에 파견된 황 교수팀 연구원 중 일부가 미국 영주권을 신청했다는 일부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말했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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