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의 축구공은 정육각형 조각 20개 사이사이에 정오각형 조각 12개가 이어져 있는 형태이다. 서울대 수학과 강석진 교수는 “이 형태는 다각형으로 최대한 구에 가깝게 만든 기하학적 조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이 축구공은 ‘꼭짓점의 수―모서리의 수+면의 수=2’라는, 다면체에서 성립하는 ‘오일러 공식’을 만족시킨다. 즉 60―90+32=2.
강 교수는 “팀가이스트처럼 다각형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구를 만드는 여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팀가이스트는 월드컵 트로피를 둥글게 단순화한 모양의 조각 6개, 삼각 부메랑 모양의 조각 8개로 구를 이루고 있다.
왜 축구공을 이렇게 만들었을까.
프리킥을 전담하는 축구선수는 기존의 공을 찰 때 공에 선호하는 부분이 있다고 한다. 특히 조각과 조각이 이어진 자리는 피한다. 이음매 부위는 울퉁불퉁해 선수가 원하는 방향으로 차기 힘들기 때문이다.
아디다스 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완벽하게 둥글고 매끈한 표면을 가진 공은 발로 어디를 차든 동일하게 반응한다”며 “팀가이스트는 세 조각이 모인 접합점의 수와 조각들 사이의 접합선의 길이를 줄여 킥, 컨트롤, 패스의 정확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또 축구공 제작 방식이 달라진 것도 킥의 정확성을 높이는 데 일조했다. 기존처럼 한 땀씩 꿰매는 것이 아니라 고온 고압에서 본드로 접착하는 방식으로 제작됐다.
팀가이스트는 천연 라텍스 재질의 튜브에 내구성이 좋은 라스켈 원단을 붙이고 그 위에 탄력이 뛰어난 ‘신택틱 폼’(기포가 들어간 합성소재)을 부착한 후 14개의 외부 조각을 고온 고압에서 붙였다. 그래서 물이 잘 스며들지 않고 탄력이 좋다는 게 아디다스 측의 설명이다.
이충환 동아사이언스 기자 cosm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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