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위 ＂황우석 논문 고의적으로 조작됐다. 과학의 기반 훼손＂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논문과 관련한 의혹을 조사 중인 서울대 조사위원회는 23일 “황 교수가 2005년 사이언스 논문에서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주는 11개로 보고했으나, 논문이 투고된 시점인 3월15일에는 2개만 존재하고 있었다”며 “논문이 고의적으로 조작됐다”고 밝혔다.

조사위원회는 이날 오전 11시 중간 조사결과 발표를 통해 “9개의 줄기세포 중 4개는 오염사고로 1월9일 이미 죽어버렸다고 하고, 2개는 장부상에 줄기세포로 만들어졌다는 기록이 전혀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조사위는 이어 “나머지 3개는 3월9일 콜로니(세포덩어리) 상태로 관찰됐으나 논문이 제출된 시점에는 아직 줄기세포로서의 성질이 검증되지 않은 상태였다”며 “따라서 2005년 논문에 보고 된 11개의 줄기세포주에 대한 각종 실험데이터들은 모두 2개의 세포주를 사용해 만들어낸 것”이라고 말했다.

조사위는 또 “나머지 2개의 세포주가 체세포복제 줄기세포인지는 DNA분석 결과가 나오면 알수 있다”고 덧붙였다.

조사위는 “2005년 논문의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의 DNA분석 데이터는 줄기세포와 핵을 제공한 환자 체세포의 DNA를 각각 분석한 것이라고 했는데, DNA 지문분석을 의뢰할 때 2종류의 세포를 따로따로 보낸 것이 아니라 2, 3번을 제외한 나머지 9종은 한 환자의 체세포를 두개로 튜브로 나눠 분석을 의뢰해 2가지 데이터가 동일하게 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조작됐음을 밝혔다.

조사위는 “논문에는 7개의 세포수에 대해 테라토마(기형암=줄기세포 분화 확인)가 형성된 것으로 보고하고 이것을 3개로 정정했으나, 사실은 2번 3번 2개의 세포주에 대해서만 테라토마 형성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조사위는 “2005년 논문의 데이터들은 단순한 실수에 의한 오류로 볼수 없고 2개의 세포주에서 얻어진 결과를 11개로 불려서 만들어낸 고의적인 조작으로 볼 수 밖에 없다”며 “이와 같은 잘못은 과학의 기반을 훼손하는 중대한 행위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조사위는 “조사위원회는 앞으로 황 교수팀이 확립했다고 하는 추가적인 세포주들이 환자 맞춤형 체세포 줄기세포인지를 DNA 분석을 통해 확인하고, 2004년 사이언스 논문 북제 개 스너피에 대해서 제기된 질문들도 검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