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앰배서더 Really?]하늘색은 왜 변할까?

  • 입력 2006년 1월 6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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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술년 첫 해맞이는 날씨가 흐려 서울에서는 즐길 수가 없었다. 날씨가 좋았다면 동녘 하늘이 붉게 물들었을 것이다. 낮에는 하늘이 파랗고 저녁에는 서쪽 하늘이 붉게 물든다. 왜 하늘의 색깔은 이렇게 변하는 것일까. 우주에서 보는 하늘 색깔도 파랄까.

하늘에 떠 있는 태양에서 오는 빛의 조화로 하늘의 색깔이 정해진다. 태양은 표면 온도가 약 6000도이므로 그 자체의 빛깔은 흰색이다. 뜨거운 물체는 온도에 따라서 제각기 다른 색깔의 빛을 낸다. 예를 들어 500도 정도의 숯불은 붉은빛이고 800도가 되면 앵두처럼 밝은 붉은 색깔을 띠며 1000도에 이르면 노랗게 보인다. 태양같이 높은 온도의 물체는 삼원색 빛이 두루 섞여 있으므로 희게 보인다.

이렇게 온도에 따라 빛의 색깔이 달라지는 이치를 ‘흑체 복사의 법칙’이라고 한다. 이 법칙은 20세기 초 독일의 막스 플랑크 덕분에 완전히 이해됐다. 플랑크는 이를 밝힌 공로로 노벨 물리학상을 탔다.

하늘의 색깔은 태양빛과 공기의 조화이다. 공기의 주성분은 산소와 질소. 질소가 78%, 산소가 21%이므로 이들을 합하면 99%가 된다.

산소와 질소는 파란빛을 더 많이 산란시킨다. 산란은 빛이 주변 입자와 충돌해 진행 방향을 바꾸면서 흩어지는 현상이다.

우리는 아침에 해가 뜰 때나 저녁에 해가 질 때 태양 쪽을 바라본다. 이때는 빛이 두꺼운 공기층을 지나면서 파란빛은 산란돼 주변으로 흩어지고, 산란되지 않은 채 통과된 붉은색만 눈에 들어온다. 아침이나 저녁 하늘이 붉게 보이는 이유다.

낮에는 태양 쪽을 직접 보지 않고 공기층이 산란한 빛을 보게 된다. 그래서 하늘 색깔이 파래 보인다.

공기가 없는 우주에서는 빛이 산란되지 않는다. 주변으로 흩어진 빛이 아예 없으니까 우주에서 본 하늘은 검은색이다.

빛의 색깔이 정해지는 ‘흑체 복사의 법칙’에서 시작된 양자론(量子論)은 반도체 같은 현대사회 첨단기술의 모체가 됐다. 플랑크가 1918년 노벨상을 받았던 것은 이런 기초가 다져진 이론을 개척한 공로였다. 묘하게도 그해 역시 올해처럼 ‘개의 해’였다.

김제완 과학문화진흥회 회장 jwkim@phya.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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