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복부에는 작은 자석이 올려져 있다. 나노 입자는 혈관을 타고 온몸을 돌다가 자석 아래로 몰려들어 정확히 종양 부위에 도착한다. 이때부터 항암제가 나노 입자에서 배출돼 종양 조직을 공격한다.
항암제의 부작용 중 하나는 종양 부위에 다다를 때까지 주변의 건강한 세포도 파괴한다는 것. 과학기술부 지원 ‘창의적 연구진흥사업단(산화물 나노결정연구단)’을 이끄는 서울대 응용화학부 현택환 교수가 이 문제에 대한 흥미로운 해결책을 제시했다.
유리의 주성분인 이산화규소(실리카)를 지름 150nm 크기의 동그란 입자로 만들었다. 이 나노 입자 곳곳에는 지름 3nm의 구멍이 숭숭 뚫려 있는데 여기에 자성을 띠는 입자와 형광을 발하는 입자들이 박혀 있다.
현 교수는 “항암제를 이 작은 구멍에 끼워 넣고 혈관으로 주사하면 정확히 자석이 놓여 있는 종양 부위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나노 입자가 형광을 발하기 때문에 이동 경로를 눈으로 확인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실리카 대신 인체에 해를 끼치지 않는 물질을 개발하는 게 실용화의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이 연구 성과는 미국화학회지(JACS) 지난해 12월 31일 온라인판에 게재됐으며 관련 기술에 대한 특허를 출원 중이다.
김훈기 동아사이언스 기자 wolf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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