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黃교수 복제배아 연구 승인취소 검토

  • 입력 2006년 1월 24일 03시 10분


황우석(黃禹錫) 서울대 교수 연구팀의 줄기세포 연구 과정에서 “서울대 수의대 연구실에서 잘 배양되지 않던 줄기세포가 김선종 연구원에 의해 미즈메디병원에서 배양되고 서울대로 돌아온 뒤부터는 잘 자랐다”는 진술을 검찰이 최근 확보했다.

황 교수팀의 논문 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홍만표·洪滿杓·특수3부장)은 황 교수팀의 줄기세포 연구팀장이었던 권대기(27) 연구원이 서울대 조사위원회에서 이같이 진술한 사실을 확인하고 진위를 수사 중이다.

권 연구원은 “2005년 사이언스 논문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서울대 연구실에 있던 줄기세포가 잘 배양되지 않자 김 연구원이 ‘미즈메디병원으로 가지고 가서 배양을 하겠다’며 줄기세포를 미즈메디병원으로 옮겼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 연구원은 “김 연구원이 미즈메디병원으로 옮기기 전에는 줄기세포가 시들시들했으나 미즈메디병원에 갔다가 서울대 연구실로 돌아온 뒤에는 무럭무럭 잘 자랐다”고 진술했다.

권 연구원의 이 진술은 줄기세포가 잘 배양되지 않자 김 연구원이 서울대에서 배양하던 줄기세포와 미즈메디병원에 있던 수정란 줄기세포를 서로 바꿨다는 주장이다.

검찰은 또 수사 대상자들이 서울대 조사위의 조사 기간은 물론 검찰 수사 착수 이후에도 하루에 10여 차례 전화통화를 한 사실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말맞추기를 시도하는 것으로 의심된다”고 말했다.

검찰은 22일 귀국한 이정복(2005년 사이언스 논문 11저자) 연구원을 이번 주 중 불러 조사하기로 했다. 박을순(2004년 사이언스 논문 4저자) 연구원은 설 연휴를 전후해 조사할 계획이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황 교수팀에 대해 승인했던 체세포복제배아 연구(프로젝트)의 승인 취소를 검토하고 있다.

복지부는 23일 황 교수와 서울대 수의대 학장 앞으로 공문을 보내 “사이언스 논문 조작사실이 밝혀짐에 따라 연구 승인 요건에서 이탈했다”며 “2월 10일까지 명확한 답변이 없을 경우 연구 승인 취소를 결정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복지부 생명윤리팀 김헌주 팀장은 “그러나 승인 취소 결정이 내려진다 해도 황 교수의 연구자격을 영원히 박탈한다는 뜻은 아니다”며 “연구자격 박탈에 대한 규정은 아직 없으며 이는 앞으로 대통령령이 제정되면 결정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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