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 하면 개구리독도 뱀독에 못지않다. 남미에는 독화살개구리가 있는데, 원주민들이 화살촉을 이 개구리에 문지르면 살상용 독화살이 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사람을 죽일 정도는 아니지만 두꺼비의 독도 강하다. 고대 마야에서는 수수두꺼비의 피부 독을 사람에게 최면을 거는 물질로 사용했다고 한다.
또 브라질의 염색개구리는 앵무새를 화려하게 ‘염색’하는 데 쓰이는 분비물을 낸다. 녹색앵무새의 털을 뽑은 다음 맨살에다가 이 개구리를 문지르면 깃털이 다시 돋아날 때 다양한 색깔의 깃털이 나온다. 개구리의 분비물이 깃털의 생성과정에 영향을 미쳐 색깔을 띠게 하는 분자의 구조를 바꿔 주기 때문이다.
자신을 공격하는 곤충들에게 화상을 입힐 정도의 독성물질을 분비하는 벌레도 있다. 이 벌레는 폭탄먼지벌레라 불린다. 폭탄먼지벌레 꽁무니에는 두 갈래의 분비선이 있는데, 한쪽 분비선에는 사진을 현상할 때 쓰이는 하이드로퀴논이, 다른 한쪽에는 상처가 났을 때 소독약으로 쓰이는 과산화수소가 들어있다. 폭탄먼지벌레는 평소에 이 물질을 갖고만 다니다가 외부에서 공격을 당하면 두 물질을 섞어 폭탄처럼 초당 700번씩 발사한다. 혼합반응이 일어나면 온도가 섭씨 100도 가까이 올라가기 때문에 공격하던 거미와 같은 곤충들은 속수무책으로 화상을 입게 된다.
모기도 독성물질은 아니지만 침을 꽂아 피를 빨 때 피가 굳지 않도록 막는 물질을 낸다. 이 물질은 의약품으로도 연구돼 왔다.
동물의 다양한 화학물질에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들이다.
오기영 대전대신고 교사, 국제지식재산연수원 객원교수
21edu@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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