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앰배서더 Really?]티라노 조상은 작고 볏이 있었다

  • 입력 2006년 2월 24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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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라노사우루스의 조상은 우리에게 익숙한 모습과 크게 다르다. 최근 중국에서 발굴한 관롱(위)은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종류(아래)에 비해 크기가 3분의 1 정도로 작고 머리에 화려한 볏 구조를 갖추고 있다.사진 제공 Zhongda Zhang/IVPP
티라노사우루스의 조상은 우리에게 익숙한 모습과 크게 다르다. 최근 중국에서 발굴한 관롱(위)은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종류(아래)에 비해 크기가 3분의 1 정도로 작고 머리에 화려한 볏 구조를 갖추고 있다.사진 제공 Zhongda Zhang/IVPP
공룡 가운데 일반인들에게 가장 익숙한 것은 티라노사우루스일 것이다. 수많은 공룡책의 표지를 장식해 왔고 국내외 자연사박물관의 중앙홀이나 공룡코너에서도 단골손님으로 모셔진다. 무엇보다 영화 ‘쥐라기공원’에서 사람들을 집요하게 쫓아다니는 섬뜩한 주인공으로 등장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런데 최근 중국 고비 사막의 1억6000만 년 전 지층에서 발견된 티라노사우루스의 조상이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우리가 짐작하고 있던 모습과는 판이하게 달랐기 때문이다.

먼저 몸길이가 지금까지 알려진 10m 내외보다 훨씬 작은 3m에 불과하다. 그뿐만 아니라 머리 윗부분에는 특이한 볏 구조가 거대하게 자리 잡고 있어서 마치 꽃단장하거나 장신구를 달고 있는 모습을 보는 듯하다.

대부분의 동물이 머리 위쪽으로 특이한 구조를 갖는 이유는 짝짓기를 위해서 상대방을 유혹하거나 더 많은 관심을 유발하기 위해서다. 이 볏 구조를 근거로 새로운 이름이 부여됐다. ‘왕관을 쓴 용’이란 중국어를 따서 관롱(Guanlong)이라고 지어졌다. 관롱의 앞발가락의 숫자도 3개이기 때문에 2개를 가지고 있던 이전까지의 티라노사우루스와 다르다.

또 티라노사우루스의 듣기 능력에 대한 최신 연구결과도 흥미롭다. 독일의 연구팀에 따르면 티라노사우루스는 사람이 최대한 크게 소리쳐도 전혀 듣지 못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쥐라기공원’ 1편에서 전속력으로 달려가는 주인공들을 낚아채거나, 작은 소리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사람들을 쫓아다녔던 티라노사우루스의 모습도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그 대신 머리 위에 멋지게 장식된 볏으로 현란한 자태를 뽐내는 티라노사우루스가 우리를 맞이할지 모른다.

영화에서 나오는 장면들이 속속 현실성이 약한 것으로 드러났으므로 이제는 최신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공룡영화가 만들어져야 한다. 할리우드에서 준비하기 전에 우리가 먼저 서두르는 것은 어떨까. 세계를 선도하고 있는 정보기술(IT)과 컴퓨터그래픽 분야에서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임종덕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BK21교수 dinotime@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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