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의대 서유헌(徐維憲·58) 교수팀은 생쥐에 오랫동안 스트레스를 가하자 알츠하이머병이 3배 정도 빨리 진행된다는 연구결과를 얻었다고 5일 밝혔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부 '창의적 연구진흥사업'의 지원으로 이뤄졌으며 생물학 국제학술지 '파세이브(FASEB) 저널' 2월호 온라인 판에 실렸다.
알츠하이머병은 독성 단백질이 뇌에 쌓여 신경세포를 파괴해 생기는 병으로 국내 전체 치매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연구팀은 생쥐 40마리에 알츠하이머병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주입한 뒤 20마리씩 두 그룹으로 나눴다.
한 그룹은 하루에 10시간씩 8개월 동안 좁은 우리 안에 가둬놓았고, 다른 그룹은 자유롭게 돌아다니게 했다. 8개월은 생쥐 수명의 4분의 1에 해당한다.
조사 결과, 갇혀 있는 생쥐는 자유롭게 돌아다닌 생쥐에 비해 공간과 냄새를 기억하는 능력이 절반 이상 떨어졌다.
알츠하이머병에 걸리면 공간과 냄새에 대한 기억력이 떨어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또 갇혀 있던 생쥐의 뇌 조직에서는 독성 단백질 3종(베타아밀로이드, C단 단백질, 과인산화된 타우 단백질)의 양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 늘어난 독성 단백질은 2년 동안 알츠하이머 병을 앓은 생쥐의 독성 단백질 양 만큼이나 됐다.
서 교수는 "스트레스를 오래 받아 병의 진행 속도가 3배 정도 빨라졌다는 의미"라며 "평소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태도로 생활하면 알츠하이머병의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소형 동아사이언스 기자 sohy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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