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주인공은 미국 텍사스대 나노기술연구소 연구팀. 총 11명으로 구성된 연구팀에는 부산대 물리학과 박사과정생 오지영(30·사진) 씨가 포함돼 있다. 2000년 ‘전기가 통하는 플라스틱’을 개발한 공로로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앨런 맥더미드 박사, 탄소나노튜브의 대가로 차기 노벨상 후보로 꼽히는 레이 바우먼 박사 등 ‘예사롭지 않은’ 연구원들과 함께였다.
오 씨는 “탄소나노튜브를 인공근육과 연료전지의 재료로 동시에 사용한 것이 연구의 핵심 내용”이라고 16일 밝혔다.
탄소나노튜브는 탄소(C) 원소가 속이 빈 빨대 모양으로 둘러싸고 있는 물질로 전기를 적당히 공급하면 늘어나기도 줄어들기도 한다. 또 수소와 산소를 공급하면 전기에너지와 물을 만들어내는 촉매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탄소나노튜브의 두 가지 기능을 결합해 한쪽에서는 전기를 발생시키고 다른 쪽에서는 이 전기로 수축운동을 하는 인공근육을 만들어낸 것. 오 씨가 아이디어를 주도적으로 제공했고 특히 연료전지 실험을 성공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
텍사스대는 “연료전지는 기존 전지에 비해 에너지 효율이 수십 배 뛰어나다”며 “우주공간이나 화재현장 등 극한환경에 투입될 로봇에 많이 활용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오 씨는 부산대 물리학과에서 학사와 석사 과정을 마쳤으며 작년 1월부터 한국과학재단 지원을 받아 6개월간 방문연구원으로 연구팀에 합류했다. 하지만 6개월 후 연구팀이 생활비와 체재비를 지원하면서 ‘더 오래 있어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이번 연구결과를 토대로 모교에서 박사논문을 완성하고 싶다”며 “인간에게 도움을 줄 로봇 연구에 기여했다는 데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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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기 동아사이언스 기자 wolf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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