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개혁을 위한 시민연대'는 최근 '대한민국은 지금 월드컵보다 더 중요한 것이 정말 없나요', '월드컵 보러 집 나간 정치적 이성을 찾습니다', '나의 열정을 이용하려는 너의 월드컵에 반대한다' 등의 문구가 적힌 스티커 1만2000장을 만들었다.
이들은 늦은 밤과 새벽 서울 종로구 네거리와 청계광장, 서울광장, 신촌에 있는 월드컵 조형물과 전시물, 전봇대에 기습적으로 스티커를 부착할 계획이다.
시민연대 활동가인 김완 씨는 "월드컵이 개막하는 10일(한국시간) 전에 활동을 시작하겠지만 아직 정확한 일정이 나오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월드컵 열풍과 상업주의가 결합해 평택 미군기지 관련 투쟁은 뉴스에서 사라진지 오래고 우리의 일상 전부를 팔아먹으려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도 주변 뉴스로 처리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포털 사이트에는 시민연대를 비난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아이디 'haannl'는 "월드컵이 축제로서 갖는 효과와 의미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아이디 'land2698'은 "언론에서 온통 월드컵 이야기만 떠들어댄다고 국민이 시사 현안에 대해 생각하지 못한다는 건방진 생각은 대체 어디서 나온 건가"라며 "반월드컵 운동은 시민을 우습게 보는 반민주적이고 오만한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찰 관계자는 "관리 주체와 협의 없이 전시물이나 조형물이 스티커를 붙이는 것은 경범죄 처벌 대상"이라며 "스티커를 붙이는 행위 이외에 조형물을 훼손할 경우 형사 입건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윤완준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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