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외 명심판’ IT 도사들…누리꾼들 첨단기술 분석 화제

  • 입력 2006년 6월 23일 03시 01분


“이래서 착시”누리꾼들이 경기 당시 동영상을 정지화면으로 캡처해 착시 현상을 설명한 사진. 카메라가 전방 측면에서 사선으로 골문을 들여다보기 때문에 공이 골라인 안으로 들어간 것처럼 보이지만 공의 위치를 입체적으로 골라인까지 내려보면(노란선) 골라인에 걸쳐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디시인사이드 화면 캡처
“이래서 착시”
누리꾼들이 경기 당시 동영상을 정지화면으로 캡처해 착시 현상을 설명한 사진. 카메라가 전방 측면에서 사선으로 골문을 들여다보기 때문에 공이 골라인 안으로 들어간 것처럼 보이지만 공의 위치를 입체적으로 골라인까지 내려보면(노란선) 골라인에 걸쳐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디시인사이드 화면 캡처
3D그래픽 분석골키퍼 이운재 선수가 공을 막는 당시 상황을 누리꾼들이 3차원 그래픽 프로그램으로 재현해 다양한 각도에서 분석한 화면. 골대 위와 옆에서 재현한 그래픽 자료에 따르면 공이 골라인상에 걸쳐 있는 것으로 보인다(왼쪽부터). 디시인사이드 화면 캡처
3D그래픽 분석
골키퍼 이운재 선수가 공을 막는 당시 상황을 누리꾼들이 3차원 그래픽 프로그램으로 재현해 다양한 각도에서 분석한 화면. 골대 위와 옆에서 재현한 그래픽 자료에 따르면 공이 골라인상에 걸쳐 있는 것으로 보인다(왼쪽부터). 디시인사이드 화면 캡처
‘골이냐, 노골이냐.’

독일 월드컵 G조 조별리그 2차전 한국-프랑스전에서 한국팀 골키퍼 이운재가 막아낸 파트리크 비에라의 헤딩슛에 대한 논란이 일자 국내 누리꾼들은 첨단 정보기술(IT)을 동원해 판독 작업에 나섰다. 정밀 분석 끝에 내려진 결론은 ‘노골’. 이들은 “주심의 판정은 정확했다”고 ‘평결’했다.

누리꾼들은 경기 장면을 정지 화면으로 ‘캡처’한 뒤 ‘3D스튜디오 맥스’ 등 3차원 그래픽 프로그램을 이용해 다양한 각도에서 공의 위치를 분석했다.

프랑스전 당시 논란의 핵심은 이운재가 공을 쳐 낸 순간 공이 골라인을 완전히 넘어섰느냐는 것. 현행 축구경기 규칙에는 공의 일부분이라도 골라인에 걸쳐 있으면 ‘노골’로 판정한다.

분석에 참여했던 누리꾼들은 “다각도로 당시 화면을 재구성해 본 결과 공이 골라인과 골대 위쪽 사이 가상의 평면 위에 걸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당시 ‘골인’이라는 논란이 생긴 것에 대해서는 “중계 카메라들이 모두 180도의 완전한 옆쪽이 아닌 사선에서 촬영해 생긴 착시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과학적 기술을 이용하거나 ‘물리학적 논리’에 바탕을 둔 월드컵 관전이 요즘 누리꾼 사이에 인기를 모으고 있다.

‘디시인사이드’ 등 인터넷 사이트에서 시작된 일부 누리꾼의 과학적 분석이 설득력을 얻으면서 다른 사이트에도 ‘월드컵의 과학적 분석’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이번 월드컵에서 자주 논란이 되고 있는 오프사이드 반칙에 대해서도 누리꾼들은 다양한 분석과 의견을 쏟아냈다.

스위스와 토고의 경기, 호주와 브라질 경기에서 논란이 됐던 오프사이드 반칙 장면이 누리꾼들의 판정 대상이 됐다.

이들은 각자의 분석을 토대로 “반칙이다”, “아니다”라는 상반된 주장을 펼치고 있다.

글을 올리는 누리꾼 중엔 그래픽 전문가나 물리학, 역학 등을 전공한 학자들도 있어 신뢰성을 인정받고 있다. 이들이 블로그에 글을 올리면 인터넷을 타고 급속히 확산된다.

최근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이인호 박사가 블로그 전문 사이트 ‘이글루스 닷컴’에 올린 ‘과학 축구’ 시리즈는 누리꾼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이 박사는 정확한 원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다각형의 수를 계산하는 ‘오일러의 법칙’을 통해 독일 월드컵 공식 사용구인 ‘팀 가이스트’가 기존 축구공보다 원에 가까운 원리를 설명했다. 또 그는 공기저항 계수와 공의 속도의 관계를 분석해 ‘바나나킥’의 신비를 설명하기도 했다.

김재영 기자 ja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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