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과 한명숙 총리의 주민등록번호가 인터넷에서 도용돼 리니지, 피망, 넷마블 등 게임 사이트에서 사용되고 있다는 의혹이 27일 제기됐다.
국민중심당 류근찬 의원은 이날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에서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노 대통령과 한 총리의 이름과 생년월일을 입력하니 바로 두 사람의 주민등록번호를 찾을 수 있었다”며 인터넷 화면을 포착한 화면자료를 제시했다.
류 의원은 이어 “명의도용 방지 인터넷 사이트에 노 대통령과 한 총리의 주민등록번호와 이름을 입력했더니 두 사람의 이름으로 가입된 사이트가 각각 20개, 12개였다”며 “주로 리니지, 피망, 넷마블 등 청소년이 즐기는 게임 사이트였다”고 밝혔다.
류 의원은 “한국신용평가정보를 통해 노 대통령의 주민등록번호가 416회 사용됐는데 그중 280회는 성인인증을 위해 사용됐음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성인인증은 주로 성인물을 다루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청소년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기 위한 방법으로 쓰인다.
류 의원은 “대통령과 국무총리의 주민등록번호가 인터넷상에 노출되고, 명의도용이 발생했다면 국가안보에도 매우 중대한 사태”라며 “주민등록번호 대체수단을 만들어 사용할 수 있도록 특단의 대책을 취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정태호 청와대 대변인은 “대통령의 주민등록번호는 이미 다 노출돼 있는 상태”라며 “사정(司正) 차원에서 무슨 조치를 취할 사안은 아닌 것 같고 정보통신부가 정책 차원에서 접근할 일”이라고 밝혔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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