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어’ 잘라내 지진원인물질 조사
일본 과학자들은 해저 바닥에서 지진이 시작되는 지대(지진대)에 ‘슈도타키라이트’라는 물질이 묻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지진 피해지역에서 이 물질이 발견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에 지진대 아래쪽인 지구 내부를 조사하기로 한 것.
지금까지는 지구 내부를 조사할 때 전파를 쏘아 보내 되돌아오는 양상을 분석하는 ‘간접적’ 방법을 썼다. 그러나 IODP는 첨단장비로 해저 바닥에 수직으로 ‘직접’ 구멍을 뚫는다(시추). 해저시추는 구멍 안에서 길이 수 m∼수 km, 지름 수십 cm의 커다란 가래떡 모양의 덩어리를 꺼낸다. 지구 내부 일부분을 잘라내 그대로 들어 올리는 것이다. 이를 ‘코어(core)’라고 부른다. 지구 ‘속살’ 성분의 수직 분포를 고스란히 보여 주는 ‘표본’인 셈. 길이 9m, 지름 20cm짜리 코어도 장정 3, 4명이 옮겨야 할 만큼 무겁다.
일본은 2008년 지진 활동이 특히 활발하다고 알려져 있는 도쿄(東京) 서남쪽 시즈오카(靜岡) 현 난카이(南海) 해구 근처에서 조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해저 바닥에서 7km 깊이까지 내려갈 수 있는 최첨단 시추장비를 이용해 인류 최초로 지구 표층(지각) 아래 맨틀층까지 뚫을 계획. IODP의 정식 회원국인 한국도 조사 결과를 공유한다. IODP의 한국 총괄책임자인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석유해저자원연구부 이영주 박사는 “이 조사로 얻은 코어에 슈도타키라이트가 정말 존재한다면 우리나라 지진도 예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 지질 - 기후변화 - 화석연구도 가능
그러나 동해는 수심이 깊고 퇴적층이 두꺼워 현재 기술로는 그 아래에 있는 지각까지 조사하기가 어려웠다. 해저 시추로 얻은 코어의 성분을 분석하면 이 해묵은 논쟁도 종지부를 찍을 수 있다. 해양지각은 반려암과 현무암, 대륙지각은 화강암으로 주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코어의 퇴적물과 화석을 조사하면 과거의 기후변화도 유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황사가 많았던 시기에는 바다 밑바닥에 모래, 먼지, 중금속 같은 여러 성분이 섞여 쌓였을 것이다.
○ 미래연료 ‘가스하이드레이트’ 채굴
임소형 동아사이언스 기자 sohy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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