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넘게 난 키우기에 열정을 쏟아 온 장길훈(58·광주 국토측량설계공사 대표·사진) 씨는 최근 아시아 아프리카 등지의 새우란(뿌리 부분 마디가 새우를 닮은 난초의 일종)을 집대성한 책 ‘새우란’을 펴냈다.
A4용지 크기 321쪽 분량의 이 단행본은 292종의 새우란 사진 576장을 중심으로 각 품종의 특성과 생태, 재배 및 증식법, 용어풀이까지 담아 새우란에 관한 한 백과사전으로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
장 씨는 “1981년부터 춘란 한란 풍란을 키우다 1993년 새우란을 만나 그 매력에 빠지고 말았다”며 “새우란이야말로 서양란의 화려한 색깔과 동양란의 그윽한 향기를 함께 지닌 명품”이라고 자랑했다.
그는 5년 전부터 6000만여 원을 들여 국내외를 돌아다니며 1만여 점의 사진 자료를 모았으나 정작 국내에는 이렇다 할 전문 서적이 없어 내친김에 스스로 책을 펴냈다고 한다.
특히 세계무역기구(WTO) 협상 이후 화훼 종자에 대한 이권 다툼이 첨예해지면서 토종 새우란을 새로운 고소득 작목으로 키우자는 의욕으로 일본 중국 대만 등지의 전문가 자문까지 거쳤다.
이 책에 따르면 국내 새우란은 ‘금새우란’ ‘신안새우란’ ‘한라새우란’ ‘여름새우란’ ‘다도새우란’ 등 9종으로 태안∼신안∼거제를 잇는 서남해안 지역과 제주도 거문도 울릉도를 비롯한 섬 지역에서 자생한다.
이어 그는 “서양란이 종자 사용료를 포함해 5만∼10만 원인 데 비하면 토종 새우란은 적어도 2만∼3만 원의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며 “고가의 난 시장이 형성된 일본 진출도 노려볼 만하다”고 전망했다.
이 책을 쓰면서 지난해 심장병 수술을 받기도 한 그는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며 “국내 대학과 관련 학계 연구소 등에 1000권을 나눠 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의 062-522-4400
광주=김 권 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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