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에 10만원, 4만원…아기들 예방접종 너무 비싸요”

  • 입력 2006년 7월 15일 15시 51분


“폐렴구균 백신은 한번 접종에 10만원씩, 뇌수막염과 A형 간염 백신은 4만원씩… 영ㆍ유아 선별 예방접종 비용이 너무 비싸요.”

주부 김소희(28) 씨는 얼마 전 막 돌이 지난 아이의 예방접종을 위해 소아과 병원을 찾았으나 비용을 듣고 깜짝 놀랐다. 그동안 필수 예방접종은 보건소에서 무료로 해결했는데, 소비자가 전액 부담해야 하는 선별 예방접종은 너무 비쌌던 것.

현재 우리나라에서 필수 예방접종으로 지정된 것은 BCG, DTP, MMR, 일본뇌염, B형 간염, 폴리오(소아마비), 수두, 독감(6~23개월 영ㆍ유아 대상)이다. 필수 접종은 국가에서 백신 비용을 전액 지원한다.

그러나 이외에 대한소아과학회에서 권하는 선별 예방접종도 있다. 폐렴구균, 뇌수막염, A형 감염 백신이 그것이다. 부모들은 일반 보건소에서 접종을 해주지 않으니 병ㆍ의원에서 접종을 해야 한다. 미국의 경우는 이들 모두 필수접종에 포함된다.

의사가 권하고 언론 등에서 이들 질환의 심각성을 꾸준히 거론하니 부모들로선 접종을 무시하기 힘든 형편이다. 전문가들은 ‘선별접종은 자녀를 위한 종신 보험’, ‘장난감 사주는 것보다 낫다’며 접종을 권한다.

그러나 문제는 비용.

중이염과 패혈증을 예방한다는 폐렴구균 접종은 1회당 10만원.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에 의한 뇌수막염, 폐렴, 패혈증 등을 예방하는 뇌수막염(히브) 백신과 최근 성인에게 증가 추세인 A형 간염 백신은 각각 4만원씩이다.

보통 폐렴구균 백신과 뇌수막염은 2, 4, 6개월에 접종하고 12~15개월에 추가접종이 필요해 각각 40만원과 16만원이 들고, A형 간염은 첫돌 이후부터 예방접종을 할 수 있으며 6~12개월 간격으로 2회 접종해야 해 총 8만원이 든다.

이 때문에 최근 육아 정보 공유 인터넷 카페에는 비용에 대한 불만 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아이에게 폐렴구균이랑 뇌수막염 1차 접종하려고 병원에 갔었어요. 놀라워라. 계산 할 때 가격이 14만원! 이렇게 비싼 걸 보건소에선 왜 안 해주는지….(○○맘)”

“허구헌날 애 많이 낳아야한다고 주장하시는 분들, 아이 예방접종비용 이렇게 비싼 걸 아실까요? 월급쟁이들 한꺼번에 십여 만원 나가는 건 부담스러워요. 아이 낳으라고만 하지 말고 태어난 아기들 건강하게 키울 수 있도록 해줘야 해요.(K***78)”

“폐렴구균은 너무 비싸서 아직 안 맞췄는데, 우리 아이에게 아무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맘)”

이들은 “선별접종이라고는 하지만 모두가 하기 때문에 사실상 필수접종과 같다는 점을 보건당국에서 감안해 비용의 일부라도 부담해 달라”고 입을 모았다.

이에 대해 질병관리본부는 관계자는“지난해부터 수두 백신과 독감 백신이 필수접종에 포함됐다”며 “폐렴구균, 뇌수막염, A형 간염 백신의 포함 여부는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국가필수 보장범위 확대는 예방접종 심의위원회에서 검토한다”며 “여기서 질환의 크기, 예방접종의 효과, 안전성, 비용 등을 고려해 선정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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