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 이겨내는 식물성장 호르몬 첫 규명

  • 입력 2006년 9월 22일 02시 59분


사막처럼 건조한 환경에서 식물이 잘 자라게 할 수 있는 방법을 국내 연구진이 찾았다. 포스텍 생명과학과 황인환·이광희 박사팀은 21일 식물 성장과 발달에 영향을 주는 ‘아브시식산(ABA)’이라는 호르몬이 환경 변화에 맞서 생성되는 과정을 알아냈다고 밝혔다.

평소 식물 성장에 관여하는 ABA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 생성된 뒤 필요가 없어지면 저절로 분해되거나 ‘ABA-글루코오스’라는 물질로 바뀐다고 알려져 왔다. 그러나 이번에 연구팀은 급격한 환경 변화에 식물이 발빠르게 대응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외부 환경 변화에 따라 세포에 있는 ‘AtBG1’이라는 효소가 ABA-글루코오스를 분해시켜 여러 단계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ABA를 생성한다는 것. 연구팀은 AtBG1을 제거한 ‘애기장대’라는 식물에 물을 주지 않고 3주간 발육상태를 지켜봤다.

황 교수는 “물을 주지 않자 AtBG1을 제거한 식물은 곧바로 죽고, 과대 발현시킨 식물은 정상적으로 자랐다”며 “ABA 조절을 통해 가뭄이나 온난화에 맞서는 새로운 농법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 연구 성과는 세포생물학 분야의 권위지인 ‘셀’ 22일자에 소개됐다.

박근태 동아사이언스 기자 kunt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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