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의 자살’ 비밀 한꺼풀 벗겼다

  • 입력 2006년 10월 2일 03시 02분


세포가 스스로 죽는 새로운 메커니즘을 한국인 과학자가 참여한 국제공동연구팀이 밝혀냈다.

아주대 의대 의학유전학과 정선용(40·사진) 교수는 1일 “‘백스(Bax)’와 ‘백(Bak)’이라는 단백질이 ‘세포 자살’ 과정을 조절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밝혔다. 앞으로 암과 치매 등 세포가 스스로 죽는 것과 관련된 질병의 원인과 진행 과정을 연구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건강한 세포 내에서는 콩알처럼 생긴 여러 개의 미토콘드리아가 붙었다 떨어졌다 하면서 생명 유지에 필요한 에너지를 만들어낸다. 이 과정이 잘못되면 암, 치매에 걸리거나 노화현상이 빨리 진행된다.

연구팀은 사람과 생쥐의 세포에서 백스와 백을 제거한 다음 레이저형광현미경으로 미토콘드리아를 관찰했다. 그 결과 미토콘드리아가 서로 붙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정 교수는 “백스와 백은 세포의 자살을 유도하는 단백질로만 알려져 있었다”며 “이들이 미토콘드리아들을 연결하는 역할도 한다는 사실을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세포는 회복 불가능할 정도로 치명적인 손상을 입은 경우 자살한다. 세포가 자살할 때 미토콘드리아들은 서로 더는 붙지 않는다. 연구결과는 ‘네이처’ 1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임소형 동아사이언스기자 sohy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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