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구 충정로에 사는 박주원(11) 군의 어머니 이모(40) 씨는 추석 선물로 아들에게 사준 수입 휴대용 게임기를 구입한 전자상가를 찾아가 따져 물었다.
게임 화면이 모두 일본어로만 설명돼 있어 게임을 제대로 할 수가 없었던 것.
이에 대해 점원은 “한글 설명서에 다 나와 있다”며 “일본말을 모르면 화면과 대조해 가며 설명서를 보라”고 했다.
게임업계에 따르면 국내에 수입된 해외 유명 게임 가운데 완벽하게 한국어로 된 제품은 절반이 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게임이 외국어 음성이나 자막 등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으며 일부 제품은 한글로 된 설명서조차 없었다.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의 강희원 차장은 “게임 개발 과정에서 한국어가 아직 주요 언어로 채택돼 있지 않다”며 “유행에 민감한 한국의 게이머들은 한국어로 번역해 달라는 요구보다는 오히려 발매 날짜를 앞당겨 달라는 주문을 더 많이 한다”고 말했다.
한국 마이크로소프트 관계자는 “게임당 4개월간 번역 작업을 해야 하는 데다 3억여 원의 추가 비용이 들어 한글로 번역하는 것을 꺼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밝혔다.
김재영 기자 ja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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