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후 VS 구글…불붙은 닷컴기업 '변신' 경쟁

  • 입력 2006년 10월 12일 17시 34분


'이대로 영영 뒤쳐지는 건 아닐까….'

야후(Yahoo)는 초조하다. 경쟁자 구글(Google)이 공격적인 행보를 펼쳐나가면서 세계 최대 인터넷 사이트로서의 위상이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구글이 최근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YouTube)를 16억5000만 달러(1조6000억원)에 인수해 시장을 치고 나간 것은 결정타였다.

뉴욕타임즈는 12일 "활로를 찾지 못한 야후가 빠르게 진화하는 인터넷 시장에서 한 발씩 뒤떨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를 비롯한 일간지와 경제 전문 저널들도 '야후의 고민'을 진단하면서 반격을 위한 새로운 인수합병(M&A)이 잇따를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오늘날 야후의 어려워진 입지는 끊임없이 혁신이 요구되는 인터넷 업계에서 제대로 된 '도전과 응전'의 필요성을 손바닥 펼쳐보이듯 보여주고 있다.

▽벌어지는 격차=경쟁업체인 구글은 잇단 IT업체 인수와 제휴를 통해 전방위 연합전선을 형성하고 있다. 10억 달러에 아메리카온라인(AOL) 지분 5%를 사들였고, 미국 최대 인맥구축 사이트인 '마이스페이스'에는 9억 달러를 주고 3년간 텍스트광고 독점 계약을 체결했다. 유튜브 인수 건은 양측 관계자들이 패밀리 레스토랑 '데니스'에서 식사 도중 순식간에 해치워 버렸다.

8월 구글의 에릭 슈미트 최고경영자(CEO)가 애플사의 사외이사로 영입된 것을 계기로 애플사와의 관계도 강화했다. 시너지 효과와 함께 '구플(구글+애플) 시대'가 올 것이라는 전망이 뒤를 이었다.

반면 야후는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사진공유 사이트 플리커를 인수한 효과는 아직 기대 이하이고, 이메일 서비스 강화 노력은 기존의 사업영역을 맴도는데 불과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뉴스 분야는 CNN, 스포츠는 ESPN, 인스턴트 메신저 사업은 AOL, 정보 검색은 구글에 밀리는 상황이다.

▽제2의 닷컴 버블?=야후는 인맥구축 사이트 '페이스북' 인수를 추진하며 반격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인수 금액으로는 10억 달러를 제시했다.

여기에는 IT 전문가들이 "야후도 기업 인수를 통해 변신의 계기를 찾아야 한다"고 부추기는 분위기도 작용했다. 비아콤이나 MSN과 같은 경쟁 기업들도 M&A 탐색전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야후가 구글을 따라가는 것은 엄청난 실수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대학생 중심의 소규모 사이트 인수로는 큰 영향력 증가를 기대하기 어렵고, 인수 자금이 부풀려진 무분별한 M&A 경쟁만 부추기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것.

RBC캐피탈마켓의 조던 로한 애널리스트는 "현금보유량이 구글의 30% 수준인 야후가 다른 사업체 인수를 통해 사업을 확장하는 것은 위험한 모험"이라고 분석했다.

펜실베니아대 와튼스쿨의 피터 패더 교수는 "너도나도 유사 사업에 뛰어들면 2000년 닷컴기업의 거품 붕괴 현상이 재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포레스터 리서치의 조쉬 베르노프 부사장도 "사상 최악의 M&A 계약들이 체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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