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할머니의 건강 비결은 적극적이고 외향적인 성격이다. 유전 및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지만 성격도 장수의 주요 요인이라는 게 박상철 서울대 체력과학노화연구소장의 분석이다.
세계 6개국 11개 대학이 참여한 국제백세인연구단은 100세가 넘은 ‘백세인’을 연구한 결과 성실하고 외향적인 성격이 장수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를 17일 발표했다. 또 여러 세대의 가족이 함께 살면서 자손에게 존경받고, 충분히 활동하고 잠을 자는 사람이 오래 살 가능성이 높았다.
▽성실과 외향적 성격=일본 도쿄노인종합연구소 곤도 야스유키 연구원은 도쿄에 사는 100세 이상 노인 70명과 60∼84세 노인 1812명을 조사해 성실하고 외향적인 성격이 중요한 장수 요인이란 결론을 내렸다.
그는 “매우 성실한 사람은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흡연, 음주 등 건강에 해로운 행동을 덜하는 경향을 보였다”며 “외향적인 사람은 어떤 일이 생겨도 자신이 아니라 외부 탓으로 돌리는 긍정적인 사고로 스트레스를 줄였다”고 강조했다.
반면 걱정하고 절망하고 쉽게 상처받는 ‘신경과민’인 사람은 일반적으로 사망률이 높았다. 곤도 연구원은 “신경과민인 사람은 의사를 찾아 미리 질병을 찾아낼 수 있어 장수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소식과 존경=한남대 식품영양학과 이미숙 교수가 영남 호남 강원 지역의 90세 이상 노인 168명의 생활습관을 조사한 결과 74.8%가 가족과 함께 살았다. 또 72.0%는 충분히 신체적 활동을 했고, 95.8%는 하루 세 끼를 규칙적으로 먹었다.
이 교수는 “한국의 전통적인 가족제도가 식사의 양과 질을 높여줘 장수에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오랫동안 장수 연구를 한 벨기에 게다프 루뱅 기독교대 미셸 풀랭 교수는 “젊었을 때 열심히 활동하고, 유기농 등 건강식을 하고 노인을 존경하는 가족문화가 있는 지방에 백세인이 많았다”고 말했다.
▽장수는 복합적 요인=하지만 유전자, 환경, 성격 등 요인이 장수에 모두 중요하다는 정도만 알려져 있지 이들이 어떻게 상호 작용하는지는 규명되지 않았다.
미국 조지아대 심리학과 레너드 푼 교수는 “장수 유전자로 알려진 30여 개 유전자 가운데 일부는 젊었을 때 긍정적 역할을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해로운 역할을 하기도 한다”면서 “특정 지역에서는 장수 유전자였던 것이 다른 지역에서는 아무 역할을 하지 못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국제백세인연구단(단장 박상철 교수)은 18일 전북 순창에서 국내외 석학 23명이 참가하는 ‘국제 백세인 심포지엄’을 연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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