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30 운동합시다]<7·끝>“내 몸에 맞는 운동 따로 있다”

  • 입력 2006년 10월 25일 03시 01분


그는 늘 피곤하다는 말을 달고 살았다. 잦은 음주 때문만은 아닌 것 같았다.

직장인 이장호(50·삼성서울병원 미생물검사실 수석 임상병리사) 씨는 40세가 넘어서야 자신이 만성 C형 간염 환자라는 것을 알았다.

C형 간염은 간경변증이나 간암으로 전이될 확률이 아주 높은 질환. 이 씨는 치료를 위해 1997년에 6개월간 인터페론 주사를 맞았다. 치료 때마다 5, 6시간씩 무서운 통증이 엄습했고 이 씨는 고통을 잊기 위해 헬스클럽과 수영장을 찾아 운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간염을 치료한 뒤에도 나빠진 건강은 쉽게 회복되지 않았다. 꾸준하게 수영장이나 헬스클럽을 찾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러던 차에 이 씨가 눈을 돌린 것이 바로 마라톤.

“팬츠와 운동화만 있으면 할 수 있잖아요.” 그렇게 2000년부터 시작한 마라톤은 이 씨의 몸도, 삶도 바꿔 놓았다. 운동을 통해 암과 같은 질환을 완치할 수는 없지만 치료를 받으면서 운동을 병행한다면 건강을 회복하고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씨의 지론.

요즘도 퇴근 후 일주일에 4, 5차례 오후 10시에 집을 나서 집 근처 공원을 뛴다. 매주 일요일엔 한강을 따라 25km를 달린다. 그렇게 다져진 실력으로 벌써 풀코스를 50번, 100km 울트라마라톤을 8번이나 완주한 전문 마라토너가 됐다.

“한 주에 3차례 정도 40분씩 3개월만 걸어보세요. 체질이 변하면서 자기도 모르게 뛰게 될걸요?”

이 씨의 간기능 수치는 이제 정상이다. 173cm 키에 78kg이던 몸무게는 65kg으로 줄었고 체력은 20대 청년 부럽지 않다. 이 씨는 “이게 다 운동을 열심히 한 덕분”이라고 말한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질환별 적합한 운동▼

무리한 운동은 되레 독이 된다. 건강이 안 좋은 사람이라면 더욱 조심해야 할 일. 질환별로 맞는 운동을 해야 한다.

▽비만=30분 이상 지속할 수 있는 운동이 좋다. 속보, 조깅, 수영, 등산 등이 적당하고 체중부하가 심한 줄넘기는 삼가는 것이 좋다.

▽심장질환=심장의 혈액순환을 촉진할 수 있는 유산소 운동이 좋다. 걷기, 조깅, 수영, 고정식 자전거 타기 등이 권할 만한 운동. 역기 들기 등 짧은 시간에 최대한 힘을 사용하는 운동은 좋지 않다.

▽당뇨=운동 전 혈당치가 dL당 250mg 이상이면 운동을 미루는 것이 좋다.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정확한 몸 상태를 미리 알아봐야 한다. 조깅, 수영, 계단 오르내리기 등 유산소 운동이 적당하다. (도움말=박원하 삼성서울병원 스포츠의학센터 교수)

공동기획: 국민생활체육협의회·동아일보

후원: 문화관광부·국민체육진흥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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