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진 박사 귀국 “편한 길도 좋지만 이젠 길을 닦아야죠”

  • 입력 2006년 10월 26일 03시 01분


“남은 생을 조국에 기여하기 위해 귀국을 결심했습니다.”

암의 원인 규명 연구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김성진(52·사진) 박사는 25일 “한국의 생명공학은 미국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발전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1994년 미국 국립보건원 암연구소의 종신 수석연구원이 돼 평생 연구비와 연구진, 연구시설 지원을 보장받았다. 하지만 이 자리를 버리고 가천의과학대가 인천 송도 테크노파크에 세울 암·당뇨연구소의 소장직을 맡기로 했다.

김 박사는 1980년대 말∼1990년대 초 정상 세포의 증식을 억제하는 성장 인자인 ‘TGF-β’의 결손이나 돌연변이로 정상 세포가 거의 모든 암세포로 변한다는 것을 밝혀내 세계 의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는 “암과 당뇨의 발병 원인을 규명하는 것이 목표”라며 “시카고대 전희숙 교수, 예일대 최철수 교수, 하버드대 김용범 교수 등 세계적 의학자 18명도 연구소에 합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박사는 “연구소 문을 여는 내년 10월까지 세계 각지에서 우수한 연구원을 계속 뽑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소는 아시아에 처음 지어지는 대사기능표현형 연구센터를 갖추게 된다. 암 치료제가 신체 전반의 대사 작용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할 수 있는, 이런 실험실은 미국에도 단 4곳밖에 없다.

그는 “암과 당뇨, 비만, 고혈압 등 다른 질병과의 상관관계를 밝히는 연구에 주력해 가천의과학대를 국제 암 연구의 메카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가천의과학대는 앞으로 10년간 뇌과학연구소와 암·당뇨연구소, 임상시험센터 등에 집중 투자해 의료 복합단지를 만들 계획이다.

강원 홍천 출신인 김 박사는 강원대 농화학과를 졸업하고 1987년 일본 국립 쓰쿠바대 응용생물화학 연구실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그는 미국 국립보건원 암연구소에서 일해 왔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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