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만원 드는 냉동 제대혈 효과 논란

  • 입력 2006년 11월 3일 03시 00분


신생아의 제대혈(탯줄 혈액)을 보관하는 사람과 업체가 크게 늘고 있지만 냉동 보관된 제대혈의 세포 재생력이 크게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에 따라 아이가 장래에 난치병에 걸릴 경우에 대비해 보관한 제대혈을 제대로 사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가톨릭대 의대 기능성세포치료센터 오일환 교수와 여의도 성모병원 소아과 조빈 교수는 최소 1년 미만에서 최고 7년까지 냉동 보관된 40개 제대혈 속에 있는 세포의 재생 능력을 조사한 결과 30∼70%가 제대로 기능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2일 밝혔다.

이는 재생 능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조혈모세포들이 ‘초기 세포사’했기 때문이다. ‘초기 세포사’는 세포가 거의 죽기 전 단계에 이른 것으로 회복이 불가능한 상태다.

연구팀은 초기세포사 상태에 있는 조혈모세포들을 분리해 면역력이 떨어진 실험 쥐에게 이식해 재생 능력이 거의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 연구 결과는 혈액학 분야 권위지 중 하나인 영국 혈액학 저널 인터넷판에 게재됐다.

제대혈 보관 사업은 대표적인 의료 벤처업종으로 시장 규모는 2000억 원대로 추산된다. 매년 5만여 명이 제대혈을 보관하고 있으며, 비용은 1인당 100만∼150만 원이다. 보관 기간은 15년 정도.

한 업체는 “사전 검사를 통해 좋은 제대혈만 선택해서 보관하며 이식 전에도 세포 상태를 검사하고 있다”면서 “오 교수가 제대혈을 어떤 방법으로 채취하고 보관했는지, 어떻게 녹였는지에 대해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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