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는 이날 성명을 통해 유럽에서 비만으로 분류된 어린이가 1970년대 0.1%에 비해 해마다 전년 대비 2%씩 증가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WHO는 유럽 국가들이 비만 문제 때문에 국내총생산의 1%와 보건지출의 약 6%를 탕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WHO의 프랜시스코 브랭커 박사는 “아동 비만은 성인이 될 때까지 이어지고,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 성장과정에 큰 부담을 준다”고 말했다.
비만은 특히 미국과 영국에서 심각하다.
세계 최고의 비만 국가로 알려진 미국은 올해 질병통제센터(CDC) 보고서에서 과체중인 19세 미만 어린이와 청소년의 비율이 20년 사이 2배로 늘어 17%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비만으로 인한 질병 치료에 들어가는 정부 지출이 커지자 미국 보건부는 2004년 노인 및 빈민의료지원 매뉴얼에서 ‘비만은 병이 아니다’라는 문구를 삭제했다.
유럽 최고의 비만 국가로 알려진 영국은 당장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2010년 19세 미만 어린이와 청소년의 20%가 비만이 될 것으로 조사됐다.
국가가 병원의 95%를 운영하는 영국은 국민건강서비스(NHS)에서 비만 관련 질병 치료에 드는 비용 지출이 급격히 늘자 최근 보건부 내에 피트니스 담당 차관직을 신설했다.
영국은 패스트푸드와 소프트드링크에 비만세를 부과하고 정크푸드의 방송광고를 규제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마크 댄전 WHO 유럽지역사무소장은 “비만은 이제 선진국만의 문제가 아니며 향후 5년 안에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나라에서도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WHO는 비만을 지구온난화나 조류인플루엔자(AI) 같은 수준의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고 각국이 정치적 의제로 삼아 공동 대처할 것을 제안했다.
이를 위해 일단 유럽 국가 보건장관들과 정책 입안자들이 15∼17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만나 ‘유럽비만저지헌장’을 채택할 예정인데, 이 헌장에는 비만 저지를 위한 행동계획과 정치인들의 참여를 촉구하는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송평인 기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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