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20대 여성 ‘삼각형 비만’…20, 30대 남성은 ‘통나무형’

  • 입력 2006년 11월 30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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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때부터 유달리 허벅지가 두꺼워 친구들에게서 ‘팻 리(fat lee)’라는 별명이 붙은 이모 (25·여) 씨. 대학 진학 후 잠시 살이 빠졌으나 4학년 때 승용차를 구입한 뒤 다시 허벅지와 상체에 살이 붙어 요즘은 ‘66’ 사이즈의 옷도 잘 안 맞는 편이다.

인터넷 회사에 다니는 함모(27) 씨는 대학 때 조깅으로 살을 뺐으나 취직한 뒤 잦은 술자리와 야식으로 10kg가량 다시 쪘다. 최근 건강검진 결과 몸 전반에 체지방이 늘었다는 판정을 받았다.

비만 체형의 10대 청소년 상당수는 하체 비만형이지만 나이가 들수록 상체 비만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같은 연령대의 비만 체형이라도 남녀의 비만 유형은 서로 조금씩 다른 것으로 조사됐다.

산업자원부 기술표준원은 29일 이 같은 내용의 한국인 체형 분류 조사를 발표했다. 이 결과는 2003년부터 2년간 국민 2만여 명의 체형을 측정하고 분석해 얻어졌다.

○ 남성, 나이 들수록 하체 가늘어져

이 조사에 따르면 남성은 나이가 들수록 하체 비만에서 상체 비만이 될 확률이 높다.

비만 체형의 10대 남성 중 허벅지가 두꺼운 ‘삼각 비만’은 전체의 68.07%이지만 20, 30대로 가면 몸 전체가 고루 살찐 ‘통나무형 비만’이 전체 비만 체형의 50.90%를 차지했다.

40대 이상에서도 ‘통나무형 비만’이 가장 많았고 어깨와 복부에 집중적으로 살이 찌는 ‘역삼각형 비만’이 뒤를 이었다.

이는 나이가 들수록 하체는 살이 빠지는 대신 상체에 집중적으로 살이 찔 확률이 높다는 것. 20대 중반 이후에 취직한 뒤 음주 등으로 고칼로리 음식을 많이 섭취하는 습관에 따른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 여성, 40대 이후 상체 비만 늘어나

여성은 30대까지 ‘삼각 비만’의 비중이 가장 높았다. 이 연령대의 여성은 동년배의 남성에 비해 술자리 횟수가 상대적으로 적고 다이어트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그러나 40대 이후에는 하체 비만의 비율이 크게 줄어드는 대신 다양한 유형의 상체 비만이 나타났다.

비만 체형의 40, 50대 여성은 어깨는 좁고 그 아래는 비만인 ‘맥주병형 비만’이 가장 많았고, ‘삼각 비만’, ‘역삼각 비만’, ‘항아리형 비만’ 등이 골고루 나타났다. 60대 여성은 ‘맥주병형 비만’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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