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토피(TOFI·Thin on the Outside, Fat on the Inside)’다. 몸은 날씬한데 내장지방으로 속이 뚱뚱한 사람. 일명 ‘마른 비만’이다.
영국 BBC방송 인터넷판은 11일 영국에는 토피에 속하는 성인이 인구의 40%나 된다면서 살은 쪘지만 내장지방이 적은 사람보다 건강에 더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전했다.
영국 의학연구소(MRC) 지미 벨 박사는 “몸이 날씬하고 체질량지수(BMI)도 표준인 사람인데 막상 MRI 촬영을 해 보면 토피인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도 토피는 흔히 볼 수 있다.
토피의 복부를 컴퓨터단층촬영(CT)하면 내장 사이사이에 지방이 두껍게 분포해 있다. 내장 사이의 지방세포는 분해돼 혈액을 타고 흐르기 때문에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는 주범이 된다. 이런 사람은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 각종 성인병에 걸릴 위험이 높고 심혈관 질환으로 돌연사할 우려도 있다.
내장비만을 어떻게 진단하고 관리해야 할까. 체중은 정상이라도 허리둘레가 예전에 비해 3인치(약 7.6cm) 이상 늘었으면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 내장비만이라면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이 가장 큰 치료법이자 예방법이다.
내장비만형은 현미, 통밀 등 정제되지 않은 곡식을 먹고 야채와 해조류 위주의 저지방 식이요법을 해야 한다. 고기는 기름을 뺀 삶은 살코기를 먹고 짜거나 매운 음식을 먹지 않는 게 좋다. 술과 담배도 피해야 한다.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박용우 교수는 “평소 활동하면서 운동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면서 “걸을 때는 팔을 힘차게 휘저으면서 빠른 속도로 걷고 대중교통과 계단을 이용하면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조깅, 수영, 자전거 페달 밟기 등 유산소 운동이 효과적이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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