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첫 우주인 ‘18개 미션’을 수행하라

  • 입력 2006년 12월 20일 02시 59분


《‘무중력 상태인 우주에서는 무게를 얼마나 정확히 잴 수 있을까.’

‘우주에서도 펜으로 글씨를 쓸 수 있을까.’

2008년 4월 러시아 소유스 우주왕복선을 탈 최초의 한국 우주인은 이런 궁금증을 풀어줄 임무를 띠게 됐다.》

과학기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우주인임무개발위원회를 가동해 전문가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국 우주인이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수행할 실험을 공모한 결과 18개가 최종 선정됐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공모에서는 특히 초중고교 과학 꿈나무들이 높은 관심을 나타내며 기발한 아이디어를 쏟아냈다.

중력이 거의 없기 때문에 잉크가 위에서 아래로 내려올 수 없는 우주에서 펜으로 글씨를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청소년들은 자석을 이용해 잉크를 아래로 끌어내리거나 공기 압축기를 붙여 강제로 잉크가 나오게 하는 ‘우주용 펜’을 발명해 우주에서 직접 실험해 볼 것을 제안했다.

지구에서 식물의 뿌리는 중력 방향으로 자란다. 하지만 우주에서는 뿌리가 수평으로 자랄지 사방으로 뻗어나갈지 알 수 없다. 청소년들은 우주에 씨앗을 가져가 물과 영양분이 있는 팩에 넣고 발아시키는 실험을 해보자고 요청했다.

우주인임무개발위원장인 연세대 천문우주학과 김석환 교수는 “과학교사협의회와 논의해 학생들의 아이디어 중 교육적 활용도가 높은 5개를 ‘교육실험’ 대상으로 뽑았다”고 말했다.

산업체 대학 연구소에서 제안한 아이디어 중에서는 과학적, 산업적 의미가 큰 13개가 ‘전문실험’ 대상으로 채택됐다. 그중 하나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최기혁 박사팀이 개발한 우주저울. 특수 센서를 붙여 중력 없이도 우주에서도 무게를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도록 고안했다.

최 박사는 “우주인이 이를 ISS에 가져가 실험에 성공한다면 0.5g까지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최초의 우주저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주에 가면 몸속의 체액 중 2L 정도가 가슴 위로 올라가 얼굴이 붓는 점에 착안해 한서대 얼굴연구소 조용진 교수팀은 직접 개발한 등고선 촬영 장치를 통해 우주인의 얼굴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측정해 볼 것을 제안했다.

이런 실험을 수행할 한국 우주인 최종 후보 2명은 25일 발표된다. 이들은 내년 중 각 실험을 제안한 연구실을 방문해 실험 수행에 관한 교육도 받을 예정이다.

임소형 동아사이언스 기자 sohy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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