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살이 한방]와인 숙취, 소회향-자소엽차로 싹

  • 입력 2007년 3월 5일 03시 00분


“다른 술은 끄떡 없는데 와인은 조금만 마셔도 다음 날 오후까지 머리가 묵직해요. 술 깨는 데 좋은 거 없나요?”

술이 세다고 자타가 공인하는 사람들도 이렇게 호소하곤 한다. 와인 애호가들이 늘어나면서 이 같은 상담 사례도 늘고 있다.

같은 술이라도 사람의 체질에 따라 맞는 술이 있고, 안 맞는 술이 있다. 이들을 문진할 때 즐겨 마시는 술과 숙취 정도에 대해 물어 보는 것만으로도 체질을 어느 정도 감별할 수 있다.

와인은 소양인에게 맞는 술이다. 포도를 비롯해 딸기, 매실, 모과 등 대부분의 과일은 성질이 차다. 과일을 많이 먹으면 설사하는 이유다. 몸이 따뜻한 사람은 찬 것을 잘 받아들인다.

반면 소주나 양주와 같은 증류주는 성질이 덥다. 손발이 찬 소음인들은 소주나 양주에 숙취가 덜하다. 이런 소음인이 와인을 마시면 체질에 안 맞아 고생하게 된다.

과실주는 서서히 취하고 늦게 깬다. 그래서 와인, 매실주, 모과주 등 과실로 만든 술을 홀짝홀짝 마시다 보면 다음 날 아침에 무척 고생할 수밖에 없다.

이럴 때 사람들은 통상 녹차, 커피, 갈근(칡)을 마신다. 하지만 이런 건 도움이 안 된다. 이런 음료들은 몸을 냉하게 해 주므로 소주나 양주로 인한 숙취를 해소하는 데 좋다. 와인으로 인한 숙취를 해소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한약재인 소회향과 자소엽을 수시로 끓여 마시는 것이다.

소회향은 서양에서는 ‘펜넬’이라는 차이며 대중이 즐겨 마신다. 한방에서는 성질이 따뜻하고 간, 신, 비위의 기능을 돕는다고 봐 기(氣)를 통하게 하는 약으로 쓰고 있다.

과실주의 숙취 해소에 쓸 수 있는 또 다른 약재는 차조기 잎이다. 차조기잎은 일본 사람들이 먹는 청매실(우메보시)을 빨갛게 물들일 때 쓰는 것으로 한약재명은 자소엽이다. 차조기잎은 정신을 맑게 하고 진정, 발한, 이뇨효과가 있어 숙취해소 및 예방에 그만이다.

통상 소회향은 여성에게, 자소엽은 남성에게 권한다. 소회향은 자궁을 보호해 주고 자소엽은 간에 좋기 때문이다. 소회향은 소화를 돕고 자소엽은 초기 감기를 잡는 데 그만이다. 두 약재 모두 1만 원어치 사면 1년 정도 마실 수 있기 때문에 사두었다가 평소 보리차 대신 끓여 마시거나 와인을 즐길 때 물 대신 마시면 좋다.

윤영석 춘원당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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