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 ‘루돌프 코’처럼 코끝이 빨간 환자가 찾아왔다. 코 성형 수술을 했는데 조금만 쌀쌀해져도 코끝이 빨개진다는 것이다. 보기에도 좋지 않을 뿐 아니라 사람들이 코 수술 부작용으로 여기는 것 같아 민망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라고 한다.
코 성형 수술을 받은 후 코가 빨개지는 사례가 종종 있다. 염증이 생긴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실리콘으로 무리하게 세운 코끝이 자극됐기 때문. 이럴 때는 재수술을 통해서만 문제가 해결된다.
최근 코 성형 재수술이 부쩍 늘어난 것은 부작용 때문만은 아니다.
패션과 마찬가지로 코 모양에도 유행이 있다. 2년 전만 해도 코끝이 유난히 오똑한 일명 ‘버선코’가 유행했다. TV 드라마에 출연한 일부 연예인들의 영향이다.
하지만 버선코는 들창코처럼 보이는 게 단점. 그래서 요즘은 눈썹 사이에서 코끝까지 거의 일자 모양으로 내려가고 코끝만 살짝 올라가면서 들린 ‘반 버선코’ 모양을 선호한다.
유행 때문이 아니라 무리한 코 성형으로 인해 어색해진 코 모양을 바꾸려고 병원 문을 다시 두드리는 사람도 많다.
10여년 전에는 한 가지의 보형물로 코의 높이를 조절하는 수술만 가능했다. 모양은 단순한 ‘일자’코. 실리콘의 뼈대가 도드라져 누가 보든 수술한 티가 확연했다. 재수술 환자의 40%는 이처럼 예전에 수술을 받아 코의 모양이 자연스럽지 않은 사람들이다. 이런 환자들은 최근 수술 받은 사람들의 자연스럽고 예쁜 코와 비교하며 재수술을 원한다.
일반 성형외과에서 수술을 받았지만 ‘자가 조직’을 코끝 수술 재료로 쓰지 않아 코끝이 빨개지거나 휘어 보이는 부작용에 시달리다 병원을 다시 찾기도 한다.
코끝 수술 재료는 코중격 연골, 귀 연골, 알로덤이 흔히 쓰인다. 이 가운데 코끝을 세우면서 코끝 모양과 각도를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는 코중격 연골이 가장 적합하다. 들창코일 경우 코끝을 길게 내려 줄 수 있는 수술 재료는 이것이 유일하다. 귀 연골이나 알로덤은 코끝의 높이만 높일 수 있다.
그러나 코중격 연골은 채취과정이 위험하고 번거로워 일반 성형외과에서는 많이 사용하지 않는다. 이런 점에서는 이비인후과 전문의가 협진하는 병원이 좋을 수 있다.
요즘은 수술재료와 방법이 발달해 각자의 개성에 맞춘 수술이 가능해졌다. 수술 결과도 과거에 비해 정교하고 세밀하다. 한 번의 수술로 원하는 코 모양을 얻는 사례도 많다. 하지만 평균적으로는 2∼3번의 수술을 거쳐야 환자들이 만족한다.
수술방법이 발달하지 않았던 10년 전에 수술을 받았거나, 처음부터 욕심을 부려 무리하게 코끝을 높였다면 자신에게 적합한 코 모양과 높이를 찾기까지 2∼3번의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다.
정태영 압구정서울성형외과 코성형센터 (이비인후과 전문의) 원장 beauty@seoulp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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