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해보세요, 턱이 불편한가요?

  • 입력 2007년 4월 9일 03시 04분


컴퓨터 작업 등 앉아서 일할 때 한 손으로 턱을 괴면서 일하면 턱이 한쪽으로 밀리면서 턱관절에 무리가 올 수 있다. 앉아서 일할 때는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목을 반듯하게 한다. 사진 제공 서울아산병원
컴퓨터 작업 등 앉아서 일할 때 한 손으로 턱을 괴면서 일하면 턱이 한쪽으로 밀리면서 턱관절에 무리가 올 수 있다. 앉아서 일할 때는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목을 반듯하게 한다. 사진 제공 서울아산병원
헬스클럽에서 상체 운동을 하며 무거운 것을 들어 올릴 때 저절로 입이 앙다물어져 턱관절에 손상이 올 수 있다. 턱 장애가 있는 사람은 교합안정장치를 끼도록 한다.
헬스클럽에서 상체 운동을 하며 무거운 것을 들어 올릴 때 저절로 입이 앙다물어져 턱관절에 손상이 올 수 있다. 턱 장애가 있는 사람은 교합안정장치를 끼도록 한다.
《주부 이모(46) 씨는 어깨와 목 통증 때문에 통증클리닉에서 수개월 동안 물리치료와 약물치료를 받았다. 클리닉 측은 효과가 없자 “치과를 찾아가 보라”고 조언했다. 이 씨는 치과에서 ‘턱 관절 장애’라는 진단을 받았고 치료 1개월 만에 증상이 사라졌다. 음식을 씹거나 말을 할 때 지렛대 역할을 하는 턱관절에 이상이 생긴 사람들이 늘고 있다. 심하면 턱만 아픈 게 아니라 머리, 어깨, 목에까지 통증이 번진다. 서울아산병원 구강악안면외과 이부규 교수에 따르면 내원한 턱관절 장애 환자는 2000년 158명에서 2005년 984명으로 무려 다섯 배나 늘었다. 이 가운데 입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11∼20세 환자가 매년 30% 안팎으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턱관절 장애는 인대, 근육, 관절낭에 염증이 생기거나 턱관절 내부 물렁뼈(디스크)의 위치가 변해 생긴다. 스트레스, 나쁜 생활 습관 등이 원인이라는 게 의료계의 분석이다.

대표적인 증상은 턱이 아파서 입을 잘 벌리지 못하거나 턱에서 소리가 나고 심할 경우 두통, 안면통증, 어깨통증까지 찾아온다. 귀에서 소리가 나거나 치통, 어지럼증, 우울증, 불면증 등을 동반하기도 한다.

만성스트레스는 턱관절 주변 근육을 과도하게 긴장시킨다. 근육에 피로물질이 쌓이면 염증이 생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턱관절 디스크의 위치를 변형시킨다. 또 이를 앙다무는 습관이 있거나 이를 가는 사람, 충치, 잇몸질환이 있어 음식을 제대로 못 씹는 사람도 턱 관절을 무리하게 쓰게 돼 장애가 생긴다.

아랫니와 윗니가 정확하게 맞물리지 않는 ‘부정교합’인 사람도 걸리기 쉽다. 구부정한 자세로 오래 앉아 컴퓨터를 들여다보면 턱, 목, 어깨 근육이 긴장하게 되어 턱 디스크 위치가 움직일 수 있다.

원인에 따라 치료방법도 다양하다.

통증은 없는데 턱에서 소리가 날 때는 당장 치료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1주일 넘게 소리가 나다가 통증이 동반된다면 휴식을 취하고 약물 및 물리치료를 병행하는 게 좋다. 턱관절 디스크 위치와 형태에 문제가 생기면 이에 교합안정장치(마우스피스)를 끼워 관절 사이를 조금 벌려 주는 시술을 받아야 한다.

습관 때문에 병이 생겼다면 보톡스 시술로 특정 근육을 마비시켜 근육을 풀어 주는 방법도 있다. 심할 경우에는 신체의 다른 연골을 떼어 내 턱관절 내 디스크를 만들어 주거나 디스크의 위치를 바로잡는 수술을 하기도 한다.

생활 습관을 올바르게 해서 예방하는 게 중요하다.

일부러 소리를 내게 하거나 턱을 좌우로 움직이는 일은 삼가야 한다. 또 껌, 마른 오징어, 질긴 고기, 딱딱한 콩자반 등은 턱관절 인대를 늘어나게 하는 음식이어서 너무 자주 먹지 않는 게 좋다. 하품을 할 때는 턱을 손바닥으로 받쳐 입이 크게 벌어지지 않도록 하고 딱딱한 과일을 베어 먹을 때는 조심해야 한다.

격렬한 운동을 할 때나 시험 등 긴장된 일이 닥쳤을 때 이를 앙다무는 습관이 있다면 의식적으로 턱에 힘을 빼는 연습을 해야 한다.

특히 헬스클럽 같은 곳에서 무거운 것을 들어 올리는 상체운동을 할 때에는 저절로 입이 앙다물어지므로 운동을 하기 전에 턱 장애가 있는 사람은 교합안정장치를 끼고 하는 게 좋다.

앉아서 일할 때는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목을 반듯하게 유지하는 게 좋다. 30분∼1시간에 한 번씩 스트레칭도 해 준다. 턱을 괴거나 손톱을 깨물고 음식을 한쪽으로 씹는 습관도 고쳐야 한다. 또 책상에 엎드려 자면 한쪽으로 턱이 밀리게 된다.

턱에 상처가 날 정도로 사고나 충격을 입었다면 턱 관절 이상 여부도 함께 살펴보는 게 좋다. 겉으로 보이는 피부 상처는 나아도 관절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도움말=서울아산병원 구강악안면외과 이부규 교수, 사단법인 턱관절협회)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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