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 중 간질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는 사람은 98.1%에 달했으며 이 중 약 70%가 ‘간질은 치료되는 병’이라고 알고 있었다. 그러나 10명 중 3명꼴로 간질은 정신지체의 일종 혹은 정신질환의 일종이라고 잘못 알고 있었다. 실제로 간질은 뇌 세포의 전기가 과도하게 흘러서 생기는 뇌질환의 일종으로 약으로 조절만 잘하면 특별한 문제 없이 대부분 치료가 잘되는 질환이다.
한편 간질의 유전성을 묻는 질문에서는 응답자의 반에 가까운 43%가 유전 위험성이 높다고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간질에 대한 편견이 심하다 보니 ‘만약 내가 간질 환자라면 다른 사람에게 나의 간질에 대해 쉽게 이야기할 수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9.1%밖에 되지 않았으며 대부분 비밀로 하거나 매우 가까운 사람에게만 이야기할 것이라고 답했다.
서울대병원 신경과 이상건(에필리아 대표) 교수는 “간질이라고 하면 옛날부터 증상이 무섭고 유전된다고 알려져 있지만 요즘은 좋은 약이 많이 나와 주위에서 간질 증상을 보이는 사람은 거의 찾아볼 수 없으며 자식에게 유전되는 경우도 매우 드물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간질 약을 한번 먹기 시작하면 평생 복용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이것도 틀린 말”이라며 “청소년의 경우 약을 복용하다가 3년 정도 재발하지 않으면 완치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국내 간질 환자는 25만 명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에필리아에서는 간질에 대한 편견을 바로잡고 올바른 지식을 전달하기 위해 일반인을 위한 간질 관련 도서 ‘사이버병동 에필리아 24시’(1만8000원)를 최근 출간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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