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아 당뇨, 왜 생기나
소아 당뇨는 ‘1형’과 ‘2형’으로 나뉜다. 1형은 이자(췌장)에 있는 인슐린 분비 세포가 손상돼 인슐린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2형은 인슐린은 만들어지지만 ‘인체의 에너지원’인 포도당을 세포 안으로 전달하는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2형은 성인에게서 흔히 발견된다.
최근엔 1형보다 2형 소아 당뇨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이는 서구화된 식생활과 운동 부족 등으로 인한 비만과 관련이 있다. 비만은 인슐린의 정상적인 작동을 막아 2형 당뇨병의 원인이 된다.
국내에서는 2형 소아 당뇨 환자가 1985년 이전에는 거의 없었지만 1990년 중반부터 늘어나기 시작해 2000년에는 소아 당뇨 환자의 4분의 1가량으로 급증했다.
소아 당뇨의 증상은 갈증, 피로 등 성인 당뇨와 비슷하다. 아이가 갑작스럽게 물을 많이 마시고 소변을 많이 보거나 음식을 많이 먹더라도 체중이 줄거나 유난히 피곤해하면 당뇨병인지 의심해 봐야 한다. 갑자기 의식이 흐려지고 심한 복통 구토 등의 증세로 병원을 찾았다 당뇨병이라는 진단을 받는 어린이도 있다.
○ 부모가 나서자
어린이는 몸이 성장하는 시기이므로 당뇨 치료법이 어른과 다르다. 어른처럼 식사량을 제한하는 등 엄격한 식사 요법을 하면 성장 부진과 같은 부작용이 나타난다. 소아 당뇨 환자는 하루 섭취 칼로리를 일반 소아와 같이 유지하면서 과자나 사탕 등 군것질을 하지 말아야 한다.
가톨릭대 성가병원 한승훈 교수는 “어린이에게 무조건 못 먹게 하면 심리적으로 좌절감을 느낄 수 있다”면서 “간식을 먹었을 때는 걷기 운동을 평소보다 30분 정도 더 하도록 하는 등 올바른 습관을 들이도록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식사일기를 적으면 바른 식습관을 익히는 데 도움이 된다. 3끼 식사와 간식 등 하루 종일 먹은 음식의 종류와 분량을 기입해 부모와 함께 열량을 따져 보도록 하자. 부족한 영양소는 없는지, 균형 잡힌 식사를 하고 있는지 매일 스스로 평가해 봐야 한다.
아이들은 활동량이 많기 때문에 심한 운동 등으로 인해 몸속에 혈당이 떨어져 갑자기 쓰러지거나 경련이 일어나는 등 응급사태가 생길 수 있다. 이럴 경우에 대비해 사탕, 주스 등 단 음식물을 가지고 다녀야 한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친구나 담임교사에게 도움을 요청해 놓는 것도 방법이다.
줄넘기 등산 조깅 등 간단한 운동을 식후 30분∼1시간에 매일 규칙적으로 하는 게 좋다. 배가 고플 때는 운동하지 말아야 한다. 부모가 함께 운동하면서 아이가 운동을 하는 습관을 들일 수 있도록 하면 좋다.
정서적인 면도 고려해야 한다. 불치의 당뇨병을 갖고 일생을 살아가야 한다는 절망감이나 각종 합병증에 대한 불안감으로 정신적인 고통을 겪는 어린이도 있기 때문이다.
강북삼성병원 당뇨전문센터 박성우 센터장은 “소아 당뇨 환자는 당뇨병에 걸려 있는 기간이 성인보다 더 길기 때문에 합병증 발생 위험이 그만큼 더 높다”면서 “아이가 심리적으로 박탈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부모와 함께 생활습관을 잘 만들어 나가야 하며 정기적으로 병원에서 심리치료나 음악치료 등을 통해 안정감을 갖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당뇨병 치료 추세와 예방
1형 당뇨병은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 하루에 3, 4회 주사를 놓는 적극적인 인슐린 치료를 하는 것이 요즘 추세다. 당뇨 합병증 관리도 성인에 비해 더 자주 해야 한다. 사춘기 이전에 발병하면 5년 뒤엔 매년 한 번씩, 사춘기 때 발병하면 2년 뒤에 매년 한 번씩 당뇨 합병증 검사를 받는 게 좋다.
외국엔 주사제 대신에 코로 흡입하는 인슐린 제제(화이자의 엑수베라)가 나와 있으며 먹는 인슐린 제제와 췌장 이식수술 등이 임상시험 단계에 있다.
2형 당뇨병은 예방이 가능한 질환이다. 채소와 육류를 골고루 먹게 하고 아이가 표준 체중을 유지할 수 있도록 부모가 챙겨야 한다.
영동세브란스병원 소아과 김호성 교수는 “당뇨병의 가족력이 있거나 아이가 비만한 경우엔 정기적으로 소아과를 방문해 소변 검사를 통한 당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면서 “또 신생아 때 분유보다는 모유를 먹이는 것이 당뇨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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