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아몬드 하면 햇빛을 받아 찬란하게 반짝이는 영롱한 보석을 떠올리지만, 자연계에서 무색투명한 다이아몬드는 1% 정도에 불과하다. 사실 광산에서 채굴되는 다이아몬드는 대부분 옅은 노란색을 띤다. 탄소 격자 구조에 불순물인 질소가 끼여 있기 때문이다. 질소 대신 붕소가 들어가면 파란색을 띤다. 파란색 천연 다이아몬드는 0.1% 정도로 매우 희귀하다.
무색투명하지 않은 천연 다이아몬드라도 방사선을 맞으면 아름다운 빛깔을 가질 수 있다. 다이아몬드에 처음 방사선을 쪼여 색을 바꾼 사람은 영국의 과학자 윌리엄 크룩스다. 그는 1904년 다이아몬드에 라듐 방사선을 쪼여 청록색으로 변화시켰다. 하지만 방사능이 다이아몬드에 오래 남아 있다는 점이 문제였다.
최근 들어서는 다이아몬드에 전자빔을 쏘아 색을 변화시키는 방법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이렇게 방사선으로 처리된 다이아몬드는 방사능도 몇 시간 지나면 사라지고 색이 고르게 분포해 천연 컬러 다이아몬드와 구별하기 힘들 정도다.
한미보석감정원 김영출 원장은 “인공적으로 컬러 다이아몬드를 만드는 기법은 자세히 공개돼 있지 않다”며, “전자빔을 쏘면 탄소 격자가 뒤틀리거나 탄소 원자와 질소 원자의 결합 구조가 바뀌면서 갈색, 파랑, 빨강 등을 띤다”고 설명했다. 또 방사선을 쪼인 다이아몬드를 600∼800도로 가열해도 구조가 바뀌면서 색깔이 변한다.
그는 “요즘 팬시 컬러 다이아몬드에 대한 감정을 의뢰하는 사례가 한 달에 5, 6건에 달한다”며 “팬시 다이아몬드가 천연인지 합성인지, 자연색인지 착색한 것인지는 첨단 분석기기를 이용해 구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합성 다이아몬드는 빨리 성장시키기 위해 철이나 니켈을 촉매로 사용하는데, 이 물질이 많이 포함돼 있으면 다이아몬드가 자석에 붙는다.
이충환 동아사이언스 기자 cosm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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