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8000원짜리 이 제품을 사면 MP3플레이어의 핵심 모듈과 이어폰, 휴대용 저장장치인 USB 연결 잭이 들어있습니다. 핵심 모듈은 500원짜리 동전만 한 플라스틱 본체에 볼륨 등을 조정하는 10원짜리만 한 조정버튼이 달려 있는 모양입니다.
이어폰을 꽂으면 플레이, 빼면 스톱되는 등 조작 방법이 간단하며 메모리는 256MB로 40곡 정도를 저장할 수 있습니다. 배터리는 3시간 반 정도 작동된다고 하더군요. 다른 MP3플레이어와 마찬가지로 USB 잭으로 컴퓨터에 연결해 충전하면 됩니다.
이 제품의 핵심 포인트인 케이스는 사용자가 나무, 컬러 소프트 찰흙, 가죽, 종이 등 아무 재료로나 직접 만들 수 있도록 했습니다.
다양한 색깔의 첨단 기기에 익숙한 소비자들에게 이 MP3플레이어는 낯선 제품으로 보입니다. 기자가 케이스가 디자인된 모츠의 MP3플레이어들을 보여주자 동료들은 십중팔구 휴대전화 액세서리가 아니냐고 되묻더군요.
무슨 생각으로 이런 제품을 만들게 됐는지 궁금해졌습니다. 이 회사의 박재준(39) 사장을 만나봤습니다. 박 사장은 2000년대 초 엠피맨닷컴에서 최초의 MP3플레이어를 만들던 개발자 중 한 사람입니다.
박 사장은 “이 제품은 듣는 MP3플레이어가 아니라 만드는 MP3플레이어”라며 “진정한 의미의 프로슈머 제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가장 단순한 MP3플레이어를 만들기 위해 고민했습니다. 많은 디지털 기기들이 여러 기능이 합쳐지며 컨버전스되고 있지만 이에 반해 한 가지 기능만을 하는 디버전스 기기를 원하는 소비자도 있습니다. 그런 소비자들에게 만드는 즐거움을 주고 싶었죠. MP3플레이어는 소리만 잘 나면 되는 것 아닌가요?”
박 사장은 모츠의 MP3플레이어 모듈을 이용해 나무, 가죽, 한지 등의 공예 전문가들이 케이스를 디자인하도록 할 계획이랍니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MP3플레이어, 어떻습니까.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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