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포털 사이트나 인터넷 언론 사이트에 댓글을 달려면 본인 확인 절차를 밟아야 하는 ‘제한적 본인 확인제’가 28일부터 네이버와 다음에서 시작된 가운데 이용자 선택에 따라 댓글을 보지 않아도 되는 ‘댓글 숨기기’ 기능도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본보 28일자 A13면 참조
‘선(善)플 달기 운동’ 등 ‘악플’ 추방 운동도 진행되고 있으며 악플에 대해 사법적 처벌도 강화되고 있다.
정보통신부는 주요 포털을 대상으로 ‘댓글 숨기기’ 기능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28일 밝혔다.
이는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소속 류근찬 국민중심당 의원이 댓글 숨기기 기능을 의무화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를 요청해 온 데 따른 것이다.
현재 네이버는 뉴스게시판에서 한번 댓글 숨기기를 클릭하면 계속 모든 댓글이 보이지 않는 기능을 채택하고 있다. 다음은 8월경부터 네이버와 같은 방식의 댓글 숨기기 기능을 마련할 방침이다.
반면 다른 포털에서 댓글을 보지 않으려면 콘텐츠마다 댓글 숨기기를 눌러야 한다.
정통부는 현재 진행 중인 의견 수렴 결과를 바탕으로 댓글 숨기기 기능을 제공하는 방안을 7월 중 마련해 배포할 예정인 ‘사이버상 피해 구제 가이드라인’에 포함시킬 방침이다.
이러한 댓글 숨기기 기능은 언론사가 제공하는 뉴스 콘텐츠를 중심으로 이루어질 예정이다.
정통부 관계자는 “댓글 숨기기 기능을 포털 전체로 확대하면 자칫 토론이나 정보교환 등 댓글의 순기능적인 면도 제한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가이드라인 형태로 사업자가 자율적으로 댓글 숨기기 기능을 도입하도록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지난달 말 민병철 중앙대 교수가 ‘선플 달기 운동본부’를 만드는 등 시민단체와 일부 누리꾼을 중심으로 자정 운동 및 악플 추방운동도 확산되고 있다. 포털들은 좋은 댓글을 시상하는 제도도 도입하고 있다.
악플에 대해 포털이나 악플을 단 누리꾼의 책임을 묻는 판결도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악플을 추방하기 위해서는 포털이 책임의식을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변희재 인터넷신문 ‘빅뉴스’ 대표는 “포털들은 그동안 악플에 대해 ‘우리는 책임이 없다’는 태도를 보여 왔다”며 “진정한 악플 추방은 포털들이 장치를 마련하는 데 그치지 않고 책임을 인정하는 데서 출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