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마케팅 강화…쇼(KTF) 와의 한판승부

SK텔레콤은 회사의 모든 이동통신 서비스 브랜드를 통합 관리하는 ‘브랜드전략실’을 신설하고, 통합 브랜드인 ‘티(T)’ 마케팅을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고 7일 밝혔다.

우선은 브랜드전략실장을 지동섭 마케팅전략실장이 겸직하도록 했지만 향후 브랜드 마케팅 및 디자인 경영 전문가를 영입해 후임으로 선임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회사 측은 “브랜드전략실 신설은 KTF가 올해 들어 3세대(G) 이동통신 서비스인 ‘쇼(SHOW)’를 내놓고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데 대한 대응 전략의 일환”이라며 “‘T’ 중심으로 브랜드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SK텔레콤 왜 반격 나섰나

SK텔레콤 브랜드전략실은 마케팅 부서별로 나뉘어 있던 브랜드 마케팅 기능을 통합해 신설됐다. 올해 초 KTF의 ‘쇼’가 탄생하면서 브랜드 전쟁에서 밀리고 있다는 위기감에 따른 것이다.

KTF는 지난해 말 브랜드 전략을 통합마케팅커뮤니케이션(IMC)팀으로 일원화하고 ‘쇼’를 중심으로 서비스 브랜드를 전면 재편했다. 무선인터넷인 ‘매직엔’은 ‘쇼 인터넷’으로, 동영상 서비스인 ‘핌(fimm)’은 ‘쇼 비디오’로 각각 변경한 뒤 통합 브랜드인 ‘쇼’를 집중적으로 홍보해 적잖은 상승효과를 누린 것으로 회사 측은 보고 있다.

3위 사업자인 LG텔레콤은 통합 브랜드를 도입하지는 않았지만 통신요금 1000원당 최대 17마일까지 항공 마일리지를 적립해 주는 ‘17마일리지’ 마케팅으로 시장을 적극 공략했다.

이에 SK텔레콤은 통합 브랜드인 ‘T’를 중심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길안내 서비스인 ‘네이트 드라이브’가 ‘T맵’으로, 지능형 정보제공 서비스인 ‘일미리’가 ‘T인터랙티브’로 각각 변경됐다.

○ 재가열되는 이동통신 대전(大戰)

‘T’와 ‘쇼’의 마케팅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올 하반기 이동통신 시장을 뜨겁게 달굴 것으로 전망된다.

하성민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26일 “3G 가입자 확대를 위해 하반기 마케팅 비용을 확대하겠다”며 포문을 열었다.

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 이동통신 3사의 마케팅 비용은 지난해 2분기(4∼6월) 1조1029억 원에서 올해 같은 기간 1조3944억 원으로 26.4% 늘어났다. 하지만 같은 기간 3사의 매출액 증가는 4조9398억 원에서 5조3837억 원으로 8.9%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 같은 과열 경쟁에 대해 김신배 SK텔레콤 사장은 “경쟁이 아니라 전쟁을 벌이고 있다”며 부작용을 우려하는 모습이다.

반면 조영주 KTF 사장은 “‘쇼’가 이동통신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라며 공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