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정호 교수의 행복 바이러스]내 인생의 스파링파트너

  • 입력 2007년 8월 20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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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살다 보면 꼭 ‘딴죽’을 거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 사람은 내가 하는 일마다 시비를 겁니다. 아침에 그를 보면 하루 종일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그 사람 때문에 인생이 꼬이는 것 같습니다. 그 사람만 없으면 세상이 살만 할 것 같습니다.

이럴 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그저 그 사람을 ‘내 인생의 트레이너’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권투선수가 훈련할 때 배를 때려 주는 사람이 있습니다. 선수는 배의 근육을 단련시키기 위해서 자신을 때리는 사람에게 사례를 지불합니다. 내 몸을 아프게 하는 사람에게 돈을 주는 것입니다.

이런 훈련 과정을 거쳐야 본경기 때 맷집이 생겨서 날아오는 주먹을 견딜 수 있습니다.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은 내 성질을 다듬어 주는 훈련을 시켜 준다고 생각하십시오. 그 사람 덕분에 고맙게도 돈 한 푼도 내지 않고 세상을 사는 훈련을 받는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해집니다.

항상 거치적거리며, 힘이 들고 부담이 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은 운동선수가 다리 힘을 키우기 위해서 차고 다니는 모래주머니로 생각하십시오. 내 근력, 내 마음의 힘을 키워 주는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 때문에 마음이 단단해진 덕분에 어떤 고난이 닥쳐도 이겨낼 수 있습니다.

나만 만나면 험한 말을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 독설을 견디기 힘들다면 그저 내 귀와 심장을 튼튼하게 해 주는 역할을 한다고 여기십시오. 그 사람 덕분에 다른 곳에서는 아무리 심한 욕을 들어도 견딜 수 있다고 생각하십시오.

아무런 역경도 없이 살고 싶습니까. 그저 탄탄대로를 혼자서 달려나가고 싶습니까.

그러나 그런 삶은 사소한 장애물에도 걸려 넘어집니다. 인생은 잘 깔린 아스팔트 포장도로를 거침없이 달려가는 경주용 자동차가 아닙니다. 포장도로뿐만 아니라 험한 자갈길도 가고 물도 건너고 산도 올라가야 합니다.

파도는 험하지만 파도를 일으키는 바닷물이 없어서는 배가 뜰 수도, 갈 수도 없습니다. 우리 삶은 파도가 일지 않는 잔잔한 항구에 정박해 있는 배가 아닙니다.

살다 보면 어려운 역경을 만나게 됩니다. 견디기 힘든 좌절도 겪습니다. 바로 이 순간에 나는 더 강해지고 더 지혜로워지며 더 깊어지고 더 훌륭한 사람이 되고 있다고 믿으십시오.

채정호 가톨릭대 의대 성모병원 정신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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